▲행복중심생협연합회와 행복중심생산자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꾸린 식량주권범국민운동본부는 12월 9일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수입 쌀 비소오염 문제의 심각성과 대응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박제선
토론회 사회를 맡은 윤석원 중앙대 교수는 "수입 쌀 비소 문제로 2012년에는 수입금지 조치까지 있었는데,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오늘 토론회가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에서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분한 환경 역학조사 필요, 이해 당사자 합의 통한 안전기준 제정해야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무기비소 섭취의 위험성>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비소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인 만큼,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국민 건강을 고려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비소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인데 국제암연구소, 유럽 화학물질청, 미국 환경보호청과 같은 기관에서 인체 발암물질로 확인한 물질"이라며 "무기비소와 유기비소 중 무기비소가 독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또한, "지하수와 음식 섭취가 중요한 노출경로이며 인체에 흡수되면 여러 경로를 통해 암을 발생시킨다"며 "발암물질인 만큼 관리기준을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비소 안전관리 기준으로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게' 설정해야지만, 비소는 자연계에 원래 존재하던 물질임을 고려해 나라마다 특성을 고려해 현실적인 수준에서 타협이 필요한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비소 노출 실태 파악 → 한국인의 특성 연구 → 비소 노출에 따른 환경역학 조사 → 비소의 건강 영향 파악 → 관리 규제 기준 설정 및 오염 줄이기 등 복원노력을 포함한 비소 위해관리 프로그램 마련"이라는 비소 안전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식품안전 기준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포함해 이해당사자가 다양한 만큼, 모두의 충분한 토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위험평가 시행 후 쌀 중 비소 기준 재조정해야"두 번째 발제에 나선 임영환 변호사는 수입 쌀의 비소 오염 우려가 큰 상황에서 한국이 국제기준 보다 엄격한 기준을 결정해도 통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짚었다. 임 변호사는 "식약처가 쌀 중 비소 기준을 0.2mg/kg으로 정해 WTO에 통보한 것은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PS 협정)'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가 WTO에 통보한 비소 기준이 적절한 절차와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했다.
임 변호사는 "SPS 협정은 과학적 정당성이 있거나 회원국의 특성을 고려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국제수역사무국(IOE)보다 강한 규정을 취할 수 있다"며 "다만, 이럴 경우 위험성 평가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변호사는 "이번 식약처의 쌀 중 비소기준은 SPS 협정에서 보장하는 위험성 평가조차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고, 코덱스의 관련 전문가 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가 2011년 폐기한 기준을 적용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우선 식약처가 국제기준에서 보장하는 과학적인 위험평가 방법에 근거해 허용 가능한 쌀 중 무기비소 기준을 정해야 한다"며 "한국인의 식습관에서 오는 쌀 평균 섭취량 및 비소 노출 정도 등 모든 이용 가능한 과학적 증거 등을 바탕으로 위험성 평가 시행"을 촉구했다.
쌀 안전관리 및 지원 관련 법률 제정으로 국민건강권 보장해야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은 '수입쌀 비소 오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발제에서 "한국은 2015년 이후 쌀 전면 개방이라는 달라진 상황으로 가격은 낮고 비소 오염 정도가 높은 미국 중남부 쌀이 수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국 쌀 비소 오염에 대해 우리가 미국 소비자 못지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최 발행인은 비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로 비소로부터 100% 자유로울 수 없는 점이 한국 소비자들과 농민들의 고민이라고 밝혔다. 최 발행인은 이런 고민에도 "오랜 기간 비소 성분 농약을 살포한 미국 쌀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2013년 실시한 국내산 쌀 188점 조사 결과 쌀 무기비소 평균이 0.07mg/kg으로 나타났는데, 그 결과는 정부가 정한 기준 0.2mg/kg의 1/3 수준"이며 "2014년 9월 행복중심생협 등 국내 생협이 공급하는 친환경 쌀 11점의 비소 함량 또한 평균 0.034mg/kg으로 식약처 기준의 1/6 수준이라는 것"이다(아래 사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