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군이 범행 전날 올린 글. '네오아니메'라는 애니메이션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네오아니메 게시판 갈무리
이번 토크콘서트 인화물질 투척 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기존의 '종북 딱지' 논란은 주로 온라인상에서의 인신공격이 대부분이었는데, 현장을 직접 찾아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테러 행위'로 볼 수 있다. 거기다 피의자가 열아홉 살의 학생이라는 점과, 직접 사제 폭발물을 제작해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충격적이다.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 이대로 괜찮은가 신은미씨를 향한 보수 진영의 분노가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 제기와 '종북 딱지' 붙이기를 넘어서 실제적인 폭력 행사로 이어졌다는 것이 이번 인화물질 투척 사건의 핵심이다. 북한을 둘러본 여행기를 작성하고, 경험담을 토크콘서트를 통해 공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처사다.
'북한'을 언급하는 것은 반드시 보수 진영이어야만 하고, '북한'을 악으로 규정하는 것 이외의 방식은 안 된다는 극우의 논리가 이번 사건을 낳은 셈이다. 누군가가 한국의 현실을 비판하면 "북한 인권에는 왜 침묵하느냐"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오고,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거나 부정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발언하면 '종북 세력'으로 낙인 찍힌다.
사실 핵무기 개발 의혹과 자국민 인권 유린 등 북한의 행보는 많은 부분에서 비판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통일 대박',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박근혜 대통령의 기조 정책을 넘어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평화적인 관계 유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보수 세력을 자칭하는 집단에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자신들의 정당화를 위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 사람을 모두 '종북'으로 간주한다. '논란'을 일으키는 세력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의'로 포장될 수는 없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미워하는 모든 방식, 주변 이웃을 대상으로 한 테러까지 한국을 위한 행위로 미화돼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