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쿼바디스>영화<쿼바디스>는 오늘 12월 10일 개봉한다.
단유필름
영화 <쿼바디스>가 12월 10일 개봉한다. 영화가 개봉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시사회가 예정되었던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시사회 하루 전날 갑자기 상영 취소를 통보했고, 한 대형교회에서 자신들의 교회 내용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소송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영화이길래 개봉 전부터 이리 난리인가.
영화는 첫 장면부터 서초구 노른자위 땅에 자리 잡은 '사랑의 교회'를 비춘다. 사랑의 교회는 지난해 약 3100억 원을 들여 지하 7층, 지상 17층 규모의 메가톤급 교회를 지었다. 3100억 원에 달하는 건축비는 아프리카 한 나라의 1년 예산과도 맞먹는 규모다.
사랑의교회 건축 문제는 초창기 때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랑의 교회 설립자인 고(故) 옥한흠 목사의 아들 옥명호씨는 거침없이 말한다. (사랑의 교회) "이 건물의 머리말에 이렇게 쓰고 싶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렇게 침몰했다."
사실 일반 사람들 대다수는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느낀다. 예수가 공생애 기간에 보였던 진실하고 희생적인 모습, 그리고 가난한 이에 대한 관심은 모든 이에게 존경심을 갖게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예수를 따른다는 한국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상반된다. 매년 발표하는 한국교회 신뢰도는 부끄러울 정도로 낮다. 20%를 넘지 못한다.
3대 종단(불교,카톨릭,개신교) 중 매년 꼴찌다. 왜 그럴까.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예수와 비슷하다고 비난받는 것이 아니라 예수와는 너무나도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화 <쿼바디스>는 예수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한국교회가 진짜 예수를 죽여버렸다고 말한다.
<쿼바디스>에 비친 사랑의 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왕성교회, 삼일교회, 금란교회 등 한국교회의 모습은 상식을 가진 시민의 눈으로 보면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 성추행, 탈세 및 배임, 세습 등으로 얼룩진 교역자의 부도덕성을 포함해 목사와 장로들이 모인 총회는 폭력과 고함이 가득한 각축장이다.
부동산 투기를 은사로 자랑하는 목사가 있는가 하면 무리한 대출로 교회를 건축했다가 결국에는 파산해 이단으로 규정된 종교 집단에게 교회를 넘기기도 한다. 이쯤 되면 목사들이 스스로 성찰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데 오히려 종교의 권위와 힘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누른다.
"목사님, 예수 믿는 것 맞습니까?"대형교회 목사들은 왜 그토록 세습에 혈안이었을까. 영화 <쿼바디스>에 등장하는 숭실대 기독교학과 권연경 교수는 대형교회가 바로 '돈 덩어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막대한 헌금을 통해 형성된 부(富)가 세습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위로금 명목으로 주어지는 대형교회의 은퇴 전별금은 적게는 수십 억, 많게는 수백 억에 이른다. 탈세 및 배임 혐의로 재판장으로 향하는 조용기 목사에게 영화 <쿼바디스>의 김재환 감독은 도발적으로 묻는다.
"목사님, 예수 믿는 것 맞습니까?" 김재환 감독은 18년 동안 신앙생활을 한 기독교인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한국교회를 디스하기 위한 의도로 제작되지 않았다. 영화는 기업화하고 세속화한 한국교회의 탐욕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이렇게 가는 것이 과연 맞는지 묻는다. 영화 제목 <쿼바디스>는 라틴어로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의미로, 기독교인을 핍박하는 로마를 떠나는 베드로에게 예수가 던졌던 물음이기도 하다.
김재환 감독은 이 물음을 오늘날 한국교회에게 다시 던지고 있는 것이다. 김재환 감독은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갈 길을 잃은 한국교회가 진짜 예수의 길을 발견하고, 교회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진짜 기독교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쿼바디스>, 부채탕감운동에 수익금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