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독서모임 서로함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의 진행자로 한 질문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답변하고 있다.
이희훈
이날 강연에서 오 기자는 덴마크에서 한국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유엔(UN)이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2012년과 2013년 연속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행복 1위 비결은 사회임금 제도를 통해 의료, 주거, 교육 등의 분야에 구축한 탄탄한 사회안전망에 있다고 풀이되고 있다.
오 기자는 "덴마크에 다녀온 뒤 세상을 더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인간의 힘으로 이 정도의 사회를 만들 수 있는구나 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책을 낸 이후부터
'행복한 우리 만들기'라는 주제로 전국 강연을 다니고 있다. 이날 강연은 112번째다.
낙관의 이유에 대해 그는 덴마크의 '인생학교 제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덴마크의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기숙형 학교인 인생학교에서 6개월에서 1년 가량을 보낸다. 그곳에서 어떤 삶을 살지 고민하고 설계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나라는 학교 다닐 때는 공부만 하잖아요. 그 다음에 인생을 설계하죠. 삶과 학업이 이분법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덴마크는 다릅니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삶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즐겁게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오 기자는 "행복한 나라는 학생일 때는 교실에 들어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고, 어른이 돼서는 동창회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는 사회"라며 "택시기사와 의사가 동창회에서 어울릴 수 있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말에 박 시장은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호롱불 아래에서 공부를 했다는 박 시장은 "어머니가 눈 나빠지니까 빨리 자야한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공부를 못했다, 아니 사실은 공부를 안 한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나중에 정말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니까 1년 사이에 잘 하게 됐다"며 "억지로 시켜봐야 잘 안된다, 여기 찔리는 분들 많지 않나"고 말했다. 청중은 큰 웃음을 지으며 박수로 답했다.
지원하지만, 가로채지 않는 행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