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해외 사례에서 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나아가야 할 길' 국제워크숍이 열렸다. 여기엔 세월호 유족 20여명을 비롯해 약 70명이 참석했다. 오전에는 미국 9·11 테러 유가족 콜린 캘리·탈랏 함다니씨가 실시간 통화를 이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자 고와타 마스미씨는 직접 참석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다.
유성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이 어떤 이유로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에게만 맡겨두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 사고 당시 진상규명 위원회를 만들고 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은 저희 유가족들이 할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먼저 했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영상 통화를 통해 콜린 캘리(Colleen Kelly. 9·11 테러 유가족) 이야기를 듣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콜린은 "사고 후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남동생 윌리엄 캘리를 잃었고, 이후 다른 피해자 가족들을 모아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가족회'를 만들었다.
9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해외 사례에서 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나아가야 할 길' 국제워크숍이 열렸다. 그간 진행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대한 평가와 여전한 의혹, 미국·일본 등 재난 참사 유족들의 노력과 해외 정부의 대책 등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여기엔 세월호 유족 20여 명을 비롯해 약 70명이 참석했다.
9·11 테러 유가족 가슴 울린 정치인의 한마디 "국가가 실패했다"오전에는 미국 9·11 테러 유가족 콜린 캘리·탈랏 함다니가 실시간 통화를 이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자 고와타 마스미는 직접 참석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다. 해외 유가족들의 이야기 중 공통점은 '정부의 실패'였다. "정부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콜린)", "아들이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테러리스트로 오인했다(탈랏)", "방사선량이 위험치를 넘는데도 '괜찮다'며 귀환정책을 편다(고와타)"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탈랏의 아들 살만 함다니(당시 뉴욕 경찰후보생)는 긴급구조를 위해 현장에 갔다가 사고를 당했음에도, 오히려 테러에 동조했다는 의심을 받거나 9·11기념비에서 이름이 빠져있기도 했다. 살만은 이후 어머니 탈랏의 활동 덕에 오명을 벗었고, 현재는 다른 추모비에 이름을 올렸다. 탈랏은 "저는 여전히 아들을 위해,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정부를 계속 압박하고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린은 특히 잊지 못할 한 장면으로 정치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기억을 꼽았다. 그는 "9·11 테러 관련 청문회에서 리차드 클라크라는 전 보안담당관이 유가족들을 쳐다보며 '죄송하다, 저희 정부가 실패했다(I'm sorry, your government failed you)'고 말했다"며 "그런 공식적 사과를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유가족들에게는 정말 잊지 못할 사건"이라고 말했다.
"슬퍼하지만 말고 슬픔을 강력한 힘으로 만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