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재미교포 신은미씨가 희망정치연구포럼 황선 대표(왼쪽)와 함께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일토크콘서트 종북 몰이' 입장발표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희훈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대전을 방문했으나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되돌렸다. 신 씨는 "분단의 아픔을 피부로 느끼고 간다"며 "앞으로 더욱 더 통일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8일 오후 7시 대전 중구 오류동 하나은행충청사업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사)우리겨레하나되기대전충남운동본부의 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신씨는 주최 측의 초청으로 행사에 참석, 약 15분 동안 '북한방문기'와 함께 '통일이야기'를 풀어놓을 계획이었다. 이번 행사는 일부 보수 언론이 문제 삼은 '통일토크콘서트'와는 무관하게 잡힌 일정이었다.
하지만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과 일부 보수단체들이 계속 신씨를 '종북주의자'로 모는 등 논란이 되자 행사장소를 무상으로 대여해 준 하나은행 측이 신씨의 방문을 반대하고 나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최 측에 "신은미씨가 행사장에 입장하거나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면 행사 대관을 취소하고, 해당 장소를 폐쇄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행사 주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신씨가 "우리겨레하나되기의 후원 행사이고, 저는 그저 초청받은 손님일 뿐인데, 저로 인해 행사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며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나은행 측 '신은미 불가' 방침 신씨는 행사장 근처 카페에서 잠시 주최 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승합차를 이용해 돌아갔다. <오마이뉴스>와 만난 신씨는 "분단의 아픔을 피부로 느끼고 간다, 분단의 아픔이 사회 곳곳에 이렇게 깊게, 그리고 심각하게 곪아 문드러진 상황이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해외에 가서 더욱 더 제가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저를 핍박할수록 오히려 저는 통일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한다는 걸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이번 행사를 준비한 박희인 (사)우리겨레하나되기대전충남운동본부 운영위원장에게 "정말 가슴 아프다, 이렇게 지역에서 힘들게 통일운동을 하는데, 우리 해외동포들도 더 열심히 통일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 좋은 날에 우리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신씨와 박 운영위원장은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