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을 가다> 표지
네잎클로바
이를 바탕으로 2012년 6월부터 12월까지 <오마이뉴스>에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제목으로 30여 회 방북기를 연재했습니다. 꾸밈없이 써내려간 글은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매주 1, 2회 글을 올릴 때마다 조회 수가 수십만을 넘기도 했으니까요. 2012년 말 출판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은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책을 '2013년 우수문학 도서'로 선정했습니다.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 심사위원들이 읽고 추천한 결과였습니다. 통일부는 신은미씨와 이 책을 홍보하는 동영상 프로그램을 만들어 통일부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2013년 8, 9월 다시 북한을 방문한 뒤 9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오마이뉴스>에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라는 제목으로 20여 차례 글을 실었습니다. 이 연재로 그녀는 지난 10월 한국기자협회, 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통일언론상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은 그녀의 방북기가 "평범한 아줌마의 시선으로 북한의 실상을 정서적으로 잘 보여줬다"면서 "일반인에게 감동을 준 내용을 높이 평가해" 상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런 그녀가 조카 결혼식 참석차 지난 11월 서울을 방문해 강연회를 가졌는데, 종편 방송과 극우 신문이 그 내용을 왜곡하고, '종북' 딱지를 붙이며 난리법석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민권연대라는 진보 단체가 주최하는 '전국 순회 토크 콘서트'에서 통합진보당 소속 황선씨와 대담을 벌여 이를 표적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체에 대한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에 영향을 주기 위한 여론몰이겠지요.
이들의 왜곡과 억지 그리고 횡포가 얼마나 극심한지 국회에서의 강연회까지 취소됐습니다. 대구와 부산 등에서도 '토크 콘서트'로 예약된 장소가 줄줄이 대관을 거부했고요. 통일부는 관련 동영상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답니다. 앞으로 그녀의 재입국을 거부하겠다는 법무부의 이야기도 들립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그녀의 조기 출국을 권유했다는 보도도 나오고요.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1960년대 중앙정보부를 이끌며 산천 초목을 떨게 만들었던 김형욱이 1980년대에 회고록을 펴내며, "나도 겁을 먹고 조심을 해야 할 만큼 한국의 반공 문화는 무서운 존재였다. 한국에서 용공이란 딱지는 천형만큼 잔인한 저주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용공'이 반세기가 지난 뒤 '종북'으로 바뀌어 여전히 '천형만큼 잔인한 저주'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신은미씨는 종편 방송과 극우 신문의 억지와 횡포에 굴복하지 않고, 왜곡 보도를 일삼으며 명예를 훼손한 그들을 고소하는 한편, 남은 '토크 콘서트'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녀를 적극 지지하며 그녀의 '토크 콘서트'가 다른 곳에서는 모두 취소 당하더라도 익산에서는 이루어지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원광대의 한 진보적 학생 단체가 '토크 콘서트'를 유치하겠다며 학생 회관의 한 공간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뉴라이트 계열 학생회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장소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기에 제가 학장을 맡고 있는 사회과학대학에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무슨 압력을 받을지 모르겠지만요.
그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는 등의 말을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종편 방송과 극우 신문 기자들이 직접 참석해서 취재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녀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조사하려는 국정원이나 검찰 또는 경찰 관계자들도 들어 보도록 권합니다. 북한에서 험한 꼴만 보고 살았다며 신은미씨와 맞짱 토론을 벌이자는 탈북자들도 환영합니다. 원광대 학생회관 사용을 반대한 뉴라이트 계열 학생회 임원들도 꼭 참석해 보길 바라고요.
일단 들어보고 판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