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장혁 YTN노조 공정방송 추진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 궁극적인 목적은 나머지 3명의 복직이 아니라 공정방송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투쟁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영광
- 지난달 27일 YTN 해직기자 6명에 대한 해고 무효소송에서 2심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는데 어떻게 평가하세요?"6명이라는 해고자 중에서 한 명이라도 무효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당시 해고가 부당했다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 판결은 언론인들의 언론자유를 위한 활동을 어느 정도까지 보장해야 되느냐에 대한 의미 있는 판결입니다. 보장해 줄 것 같으면 모두 복직 판결이 나야 하고 언론자유를 제한하려면 다 해고되는 것이 맞는데 대법원은 이도저도 아닌 입장을 취했어요.
그만큼 언론자유를 위해서 언론인들이 어디까지 활동해야 되느냐에 대해, 현 정권과 대법원은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입장을 취한 거죠. 언론자유와 독립 그리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대법원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도 어중간하게 회피하는 듯하는 판결을 내린 셈입니다. 비판 받아야 마땅한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1심에서 '전원 무효'가 나온 것이 2심에서 뒤집힌 것인데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1심은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언론자유를 위한 언론인들의 역할에 대해서 인정을 해준 판결이라고 생각하는데, 2심에서는 어중간하게 뒤집혔단 말이죠. 저희들로서는 2심 판결 과정에서 드러났던 재판부의 모습과 여러 정황들을 볼 때, 권력의 압력 때문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사실관계나 법률을 따졌을 때 '정당성은 인정하지만 실제적인 활동은 지나쳤다'는(것이 법원의) 논리입니다."
- 그래도 3명이 복직된 것은 성과인 듯합니다."그렇죠. 6명 전원은 아니지만 일단 3명이 돌아온 것은 이제부터 새로운 싸움을 할 힘을 갖췄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의 승부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 완전한 싸움을 위한 힘을 얻은 거죠. 나머지 3명이 돌아와서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이 최종 승리를 할 때까지 더욱더 힘을 내서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벌써 6년이 흘렀어요. 남은 기자들도 심적 고통이 클 것 같은데."함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나섰는데, 마치 저희를 대신해서 해고를 당한 듯한 채무감이나 부채의식 때문에 많이 괴로워했죠. 무엇보다 6명이 해고되어 있는 동안 YTN의 보도가 공정방송과는 거리가 먼 권력지향적인 방송으로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6명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미안하면서도 안타깝기도 해요. 물론 해고자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남은 조합원들의 심적인 고통도 말로 못할 정도로 컸어요."
- 지금에 와서 6년 전을 회고해 보면 어떤가요?"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면도 있는데 그때의 상황이 다시 오더라도 저희들은 같은 길을 택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세력과 타협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시 저희들의 활동은 떳떳하고 정당했고, 저희들이 하기 싫었어도 시청자들이나 국민들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을 것이기 때문에 후회가 없어요."
- 해고 사태 이후 노조원들의 이탈은 없었나요?"아무래도 세월이 흐르면서, 가령 중간에 파업을 한다든지 노조원들이 결집해서 뭔가를 할 때 참여율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았어요. 물론 이탈자가 없다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예상보다는 적은 것 같아요."
- 판결 직후 YTN노조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어요. 그러나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이는데."대법원 판결이라는 것은 법적 절차 중 하나일 뿐입니다. 나머지 3명의 복직이 아니라 공정방송이 이뤄지는 것이 저희들의 승리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권의 하수인이 아닌 시청자들을 위해 방송을 공정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한 사람이 사장으로 오고, 그런 사람들로 간부들이 이뤄질 때 (공정방송이) 가능한 것이죠.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권력과 유착하는 사람들은 언론사에 오면 안 된다는 강도 높은 결의가 이뤄질 때 가능하거든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이고, 그렇게 했을 때 나머지 3명도 당당하게 회사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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