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버스중앙차로 승강장을 청소하며 "불법파견 시정, 서울시 직접고용"을 주장하던 청소노동자 최아무개(48)씨가 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 등은 따로 발견되지 않았으나, 동료들은 최근 최씨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호소했던 점 등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시내 버스중앙차로 승강장을 청소하며 "불법파견 시정, 서울시 직접고용"을 주장하던 청소노동자가 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와 동료 노동자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 2차 하청업체 소속 청소노동자 최아무개(47)씨는 2일에 혼자 살고 있던 서울 마포구 한 고시원에서 연탄불을 피워 놓은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유서 등은 따로 발견되지 않았으나 동료들은 최근 최씨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호소했던 점 등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일반노조 서울시중앙버스차로분회 소속인 최씨 동료 A씨는 "이 분이 원래 40분 일찍 출근할 정도로 굉장히 성실하신 분인데 웬일인지 지난주 금요일(11월 28일)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걱정이 돼 노조 분회장이 직접 고시원에 찾아가 봤더니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씨가 살던 고시원의 한 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친구 분 얘기를 듣고 방에 들어갔더니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고인이 사망한 때로부터 시간이 좀 지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사인은 담당 경찰서인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며, 고인은 현재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영등포병원장례식장에 안치된 상태다.
동료들 "재하청으로 인한 고용불안, 불법파견 시정하라 외쳤지만..." 서울시내 684개 버스중앙차로 승강장을 청소하는 청소노동자는 현재 23명(관리자 포함)뿐이다. 이들은 주·야간 팀으로 나뉘는데, 주로 사람이 없는 야간(오후11시~ 오전4시)에 정류장 주변과 유리를 주로 닦고 청소한다. 한 청소노동자는 "온 몸을 써서 청소해야 하다 보니 허리를 많이 다친다, 야간에 도로를 막고 승강장 바깥 유리를 청소하다 보면 교통사고의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소노동자들은 산재는커녕 계약해지로 인한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원청(서울시)-하청(JC데코)-재하청(에버가든)으로 이어지는 기이한 고용형태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원청인 서울시가 옥외광고업체인 'JC데코'에 승차대 관리 업무를 맡기고, 이들이 다시 경비업체인 '에버가드'에 청소업무를 맡기는 식"이라며 "불법파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씨와 동료들은 지난 8월 노조를 결성, '불법파견 시정'과 '근로환경 개선' 등을 외치다가 10월초 전원 해고되기도 했다. 김선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대외협력국장은 "하청을 준 JC데코가 12월 말까지 계약을 해놓고는 10월에 갑자기 해고해버렸다"며 "서울시에 항의하니 자신들은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0월말 겨우 복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