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인물 산책> 1, 2 (지은이 이은직 / 옮긴이 정홍준 / 펴낸곳 도서출판 일빛 / 2014년 11월 10일 / 각 2만 2000원)
도서출판 일빛
<한국사 인물 산책>1, 2 (지은이 이은직, 옮긴이 정홍준, 펴낸곳 도서출판 일빛)의 저자는 재일교포입니다. 조국을 떠나 있다고는 하나 조국 통일을 염원하고 있던 저자는 동포 모두에게 마음의 양식이 되고 민족의 본질을 궁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그 흔적이 또렷한 92명의 삶과 가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인물들은 저 멀리 삼국시대부터 근대사에 이르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입니다. 역사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람도 있고, 한 시대의 물꼬가 돼 흐르는 방향을 선도한 이들도 있습니다.
3월 들녘 길을 걷다보면 아지랑이를 보게 되고, 6월 산길을 걷다보면 송홧가루를 쐬게 되듯이 이 책을 읽다보면 아지랑이 같은 역사, 송홧가루 같은 문화들을 만나게 됩니다. 솔거와 왕산악, 백결선생 등을 읽다보면 삼국시대를 꽃피운 예술가들의 삶을 저절로 만나게 됩니다.
한국 불교의 두 기둥이었던 의천과 일연, 고려의 마지막을 장식한 최영과 정몽주, 백성을 사랑한 민족 의학의 대가 허준 등이 산길처럼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회 개혁을 꿈꾸었던 풍운아 허균, 혁명적인 갑오농민전쟁의 지도자 전봉준 등 92명의 삶과 가치가 흐르는 물줄기처럼 소개되고 있어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역사적 인물들과 나란히 걷고 있는 역사 산책길로 들어섭니다.
삼국시대를 살던 인물들로부터 삼국시대를 읽고, 고려시대를 살던 인물들로부터 고려시대를 지배하던 정치와 문화, 사회적 가치와 시대적 갈등까지도 새길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박제가가 유학하려는 이유, 가슴 뭉클하다청나라에 갈 수만 있다면 마부로 따라가도 관계없습니다. 가서 북경의 문물 제도를 눈으로 확인하고 여러 가지 선진 과학을 배우고 싶군요. 거기서 배운 바를 귀국하여 유용하게 쓸 수만 있다면 평생을 일개 농부로 마친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사 인물 산책> 2, 152쪽- 요즘도 유학을 떠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유학이 출세를 위한 한 방편이던 때도 있었습니다. 출세를 하려면 유학쯤은 다녀와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유학이 출세의 수단이 된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유학을 원하는 사람들,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 대부분이 원하는 첫 번째 목표는 부귀영달이자 입신양면이라는 게 솔직한 고백일 겁니다. 그쯤의 목표를 갖고 유학을 다녀와 부귀영달을 누리고 입신양면에 성공한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유학 목표가 부귀영달과 입신양면이었던 사람들이 이룰 수 있는 건 성공(?)한 개인사로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서얼출신으로 개혁을 주장하였던 박제가가 청나라를 가고자 했던 건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선진 과학을 배워 나라에 유용하게 쓰이고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학을 다녀와서 더 힘든 삶을 살게 된다면 대개의 사람들은 유학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도리어 피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박제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나라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그 길을 선택하고자 각오한 것이 박제가의 삶입니다. 그러한 각오, 그러한 삶이었기에 흐르는 역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재일교포였기에 더 애틋하고 소중했을 인물들같은 역사, 같은 인물이라 해도 조국을 떠나 있는 저자에게는 훨씬 더 애틋하고 소중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음, 동포 모두의 마음에 민족의 본질을 이양시키기 위한 모종, 조국애를 심어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선정한 인물들이게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더듬어 나가는 산책길은 섬돌만큼이나 또렷합니다.
하나하나의 돌이 놓여 징검다리가 되고, 하나하나의 돌을 내딛다보면 어느새 강물을 건너게 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92명의 인물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 면면을 새기다 보면 삼국시대에서 발원한 역사 속에 스며있는 92명의 인물들과 산책이라도 한 듯이 가까워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인물을 통해 만나는 역사,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하는 역사 산책을 통해 우리 역사의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끼친 인물들이 흔적처럼 남긴 삶의 가치를 숫돌삼아 다시 한 번 삶의 가치를 벼리고 수정할 수 있는 사고의 산책이 될 거라 기대됩니다.
한국사 인물산책 2 - 성찰적 지식인 청년 학생을 위한
이은직 지음, 정홍준 옮김,
일빛, 2014
한국사 인물산책 1 - 성찰적 지식인 청년 학생을 위한
이은직 지음, 정홍준 옮김,
일빛,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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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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