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의 소재지인 광주 서구 '백일로'가 친일인사 김백일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육군보병학교에 있는 김백일 기념비의 글쓴이와 세운이 역시 친일인사로 확인됐다. 육군보병학교 홈페이지에 '학교상징물'로 게시된 김백일 기념비를 보면, 지은이와 세운이에 각각 이병도, 정일권이란 이름이 올라 있는데, 두 사람 모두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인사다.
친일인명사전
김백일 기념비의 글을 쓴 이병도는 조선사편수회 수사관보와 촉탁으로 활동했다. 조선사편수회는 1925년 6월 조선사편찬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조선총독부 직속기구로 식민사학을 집대성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병도는 1939년 11월 조선총독부 지원으로 전국 유림단체를 연합해 만든 조선유도연합회 평의원에 선임되기도 했다. 조선유도연합회는 황도유학(일제의 식민 지배의 정당성을 부여한 친일 유학)을 알리기 위한 강연회 등을 통해 일제에 적극 협력한 곳이다.
광복 이후 이병도는 서울대 교수·대학원장, 학술원장, 진단학회 이사장, 민족문화추진회 이사장, 국방부 전사편찬위원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문교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박정희 정권 아래에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비롯해, 5·16민족상, 학술원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백일 기념비에 이병도와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일권(세운이)은 일제 괴뢰국인 만주국 중앙육군훈련처(봉천군관학교) 출신으로, 1937년 성적 우수자로 추천돼 일본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 만주군, 일본군을 오간 정일권은 1942년 모교 중학교를 찾아 후배들에게 만주군에 입대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광복 이후 정일권은 미군정 아래의 군사영어학교(육군사관학교 전신)에 입교해 이후 대한민국 국군으로 활동한다. 백선엽, 김백일과 같은 사례다. 이후 정일권은 육군참모총장 겸 3군 총사령관, 주터키대사, 주프랑스대사, 주미국대사, 유엔(UN)총회 한국대표를 거쳐 5·16군사정변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박정희 정권 아래에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국무총리, 외무부장관 등 요직을 거쳤고, 1980년 정계 은퇴 이후엔 국정자문위원,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친일인사 김백일 현충시설, 지정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