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딩 비키니선수 김수정.
김수정
"분명 좋은 이야기가 나올 거예요."
군산여고 심은정 선생님(29)이 그녀를 알려주며 해준 말이다. 젊은 교사의 눈에 꼭 들 만큼 멋지게 사는 그녀는 김수정 트레이너. 올해 스물세 살이다. 군산 영광여고에 다닐 때는 '꼴등'도 했단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 규율 지키는 걸 힘들어도 했고. 멋 내는 것 좋아하고, 딴 짓도 해서 학생부 선생님이 "차라리 학교 그만 둬!"라는 말도 몇 번이나 했단다.
수정은 4남매 중의 큰딸,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지만 재미는 없었다. 공부도 그랬다. 고등학교 다니는 것도 시간 낭비 같았다. 그녀는 부모님한테 "검정고시 쳐서 대학 가고, 빨리 돈 벌게요"라고 했다.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했다. 수정은 2학년 1학기부터 학교에 안 나갔다. 어머니가 바라는 피아노는 계속 쳤다. 어머니는 그런 큰딸과 말을 안 했다.
학교를 자퇴한 청소년의 80.4%는 학교 그만둔 것에 만족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아 취급을 받는 것 같아서 자퇴한 사실을 알리지는 못한다고. 수정도 그랬다. 학교 안 다니는 것을 후회한 적은 없지만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힘들었다. 1년 정도 집안에서만 지냈다.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났을 때가 수정 나이 열아홉 살, 몸도 마음도 답답했다.
친구들이 수능 준비에 한창일 때, 그녀는 움직이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 나운동에 있는 시드니 헬스장에 갔다.
"너무 재밌는 거예요." 새벽 2시에 퇴근해도 재미있는 헬스장 일수정은 금방 활력을 찾았다. 안 쓰던 몸을 쓰는 게 힘들었지만 헬스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운동하고, 씻고, 밥 먹고. 다시 헬스장에 갔다. 몸이 변하고 체력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관장님! 저요, 안내 데스크 일 하면서 운동 배우고 싶어요."그녀는 헬스장 안내 데스크에서 접수 받고, 청소하고, 회원들 운동 관리를 했다. 몇 달 뒤부터는 관장님에게 정식으로 트레이너 코치교육을 받았다. 아침 일찍 와서 개인운동을 하고 나서 헬스장 직원으로 일했다. 회원들이 가고나서 뒷정리하면 자정, 트레이닝 선생님들과 또 운동을 했다. 새벽 2시에 퇴근해도 재미있었다. 집에서도 독립했고, 피아노도 놔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