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조미료로 한껏 맛을 낸 음식은 진실 되고 순수한 맛이다.
조찬현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에는 뜨끈한 국물요리가 그립다. 남도의 맛이 한껏 배인 음식이라면 좋겠다. 거기에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이라면 더 더욱 좋겠다. 요리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국적 불명의 퓨전음식보다는 한국적인 음식이 좋다. 그 지역의 토속적인 맛을 품은 향토음식이라면 뭘 더 바랄까.
이집(녹색공간)은 전남 여수 미식가들 사이에 알음알음 입소문난 집이다. 지난해부터 벼르다 참 오랜만에 찾았다. 몇 번을 가봐야지 했으면서도 집 근처라 아무 때나 가면 되겠지 하는 무심함 때문이기도 하다.
청국장 맛집이다. 전통 방식의 청국장에 따라 나오는 요일마다 바뀌는 주 메뉴가 이곳의 매력이다. 청국장을 기본으로 월요일에는 한돈 두루치기, 화요일은 생선회 무침이다. 생선회는 철따라 바뀐다. 수요일은 조림 닭을, 목요일에는 생선조림을 내놓는다. 메뉴판에 까맣게 지워진 금요일의 메뉴는 뭘까 자못 궁금해진다.
금요일의 요리는 엿장수 마음대로다. 일식집의 오마까세와 같이 셰프 마음대로라는 것이다. 참 재미난 발상이다. 철따라 시장에 나오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주인장이 선택한 메뉴다. 토요일은 잡채를 선보인다. 직장인들이 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일요일은 휴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