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울린 신문고아빠, 엄마 많이 놀아주세요!
김춘미
저는 아이가 시험을 잘 보길 바라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최소한의 예의로서랄까 '시험 보기 전에 준비'를 하길 바랬습니다. 저 역시 수많은 시험을 대하면서 시험 전날만 되면 '내가 왜 이 시험을 봐야 하지? 왜 이렇게 시험공부를 하고 있어야 하지?'라는 시험 전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질문에 많은 시간을 버려 왔습니다.
그러다가 재작년 회사 다니며 뒤늦게 시작한 대학원 공부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고 배운 것을 정리하는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 시험을 대하면 그만이라는 깨달음 아닌 깨달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엄마의 강제로 책상 앞에 앉히기는 아이에게 오히려 시험 공부 전날의 질문들을 더 강하게 느끼게 했던것 같습니다. 아이의 맘은 헤아리지 못하고 엄마 방식만 고집하는 참 무식한 엄마입니다.
가족소개 주인공은 다소 섭섭한 저의 속마음을 숨기고 아이에게 '앞으로는 좀 친절하고 좋은 엄마가 될게. 엄마가 잘할게'라는 약속을 남긴 채 간신히 아빠로 바뀌었습니다. 아이는 이렇게 숙제를 마무리 했습니다.
'저희 아빠를 소개합니다. 우리아빠는 우리집 척척박사입니다. 고장난 작은 기기들을 다 고칩니다. 그리고 잠도 정말 잘 잡니다. 매일 아침 내가 아빠를 깨우러가면 아빠는 몇 분을 추가합니다. (중략) 나는 아빠가 정말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물리적인 시간보다는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고 아이의 자존감을 북돋울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엄마는 참 많이 내려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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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중한 이 순간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며 멋지게 늙어가기를 꿈꾸는 직장인 아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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