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남녀평등, 자연 섭리에 어긋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남녀평등 부정 발언에 비난 쏟아져

등록 2014.11.25 13:57수정 2014.11.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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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통령이 여성과 남성은 동등할 수 없다고 주장해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5일(한국 시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과 정의에 관한 국제학회에서 "여성과 남성은 다르게 만들어졌고, 본성이나 체질도 다르다"며 "남녀의 지위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nature)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남성과 여성의 지위 동등하게 대해선 안 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직장에서 남성과 임신한 여성을 똑같은 방법으로 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공장에서 남녀가 같은 육체 노동을 했던 소비에트 연방(소련) 시절을 예로 들었다.

그는 여성의 결혼과 출산 의무를 강조하면서 "우리의 종교는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로 규정하고 있다"며 "양성 평등주의자들은 모성이라는 높은 개념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여성 인권 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여권 신장 운동가 훌리야 굴바하르 변호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터키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남녀평등을 무시하는 공직자의 발언이 여성 폭력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의 남녀평등 지수는 142개국 가운데 125위에 머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부터 11년 동안 터키 총리직을 역임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제로 바뀐 후 8월 대선에서도 승리하며 장기 집권하고 있다. 권위적이고 이슬람 교리를 강조하는 그는 이전에도 여성은 자녀를 최소 3명을 낳아야 한다며 낙태나 제왕절개를 비판했다.

또한 최근에는 중남미 이슬람 지도자 회의에서 "무슬림 뱃사람들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보다 먼저 300년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이슬람 #남녀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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