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망태 남편과 함께딴 사람은 하루도 못 살고 도망 갈 남편이랍니다.
김춘미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 힘주어 덧붙이셨습니다.
"야, 그래서 말인데, 나 내년에 칠순 잔치는 안 해먹을 거야. 그리고 가까운 데든 먼 데든 여행으루 갈 거다. 다들 말해서 그렇게 하자구!"그날 아침엔 전날 고성방가 및 음주가무로 지치신 아버지는 아침 드시고 잠시 쪽잠을 주무셔 통화가 불가했습니다. 대신 구이장단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나신 동년배들 사이에서, 잠시 잊고 지내셨던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고 오신 친정엄마의 여행후기 및 다짐을 듣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전화기 저 편에서 들려오는 친정엄마의 목소리에서는 너무도 빨리 흘러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 아쉬움 속에 선언하신 내년 여행, 차질 없도록 형제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돌렸습니다.
"자, 내년에 엄마 여행 가고 싶으시답니다. 회비 준비들 하시게나~."연세 드셨어도 여행 가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건강한 부모님이 계셔서 참 다행이다 싶은 든든한 아침이었습니다. 육아휴직 후에 가끔 아침에 전화드리는 걸 거른 날이면, 다른 형제들에게 '오늘은 얘가 아직 전화를 안하네. 뭐하나?' 하시며 전화를 기다리신다고 합니다. 자주 전화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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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중한 이 순간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며 멋지게 늙어가기를 꿈꾸는 직장인 아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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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년에 칠순 잔치 대신 여행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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