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대학교가 지난 10월 3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실시한 재난안전교육이 군대 제식훈련이라는 학생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조정훈
대구교육대학교가 교육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난안전교육 프로그램에서 군대식 제식훈련뿐 아니라 얼차려 등을 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교대는 지난 10월 3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종합수련원에서 참가신청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난안전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목적은 '예비초등교사의 교육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와 응급상황에 초기 대처할 수 있는 준 안전전문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참사와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등의 계기로 각종 재난 발생 시 안전사고 예방과 대처능력 향상을 위한 안전체험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사회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문 교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구교대는 극기훈련 전문기관인 '더 필드(THE FIELD)'라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통해 안전교육을 위탁했고 학생들에게 재난안전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 인솔 및 이동, 해상안전 및 건물 탈출법, 재난안전 사례별 특강, 심폐소생술 등을 한다고 소개했다. 당초 예상 참가인원은 226명이었으나 신청이 저조해 126명만 참가했다.
하지만 교육에 참석했던 학생들은 교육프로그램과 전혀 상관이 없는 제식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무주수련원에 도착해 식사를 마치자마자 휴대폰을 압수당했고 '차려, 열중쉬어' 등 제식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교관이 나눠준 조끼를 입고 4개조로 나뉘어 '좌향좌, 우향우'를 쉴 틈 없이 반복하며 훈련을 받고 제대로 못하는 조는 10명씩 팔짱을 끼고 윗몸일으키기를 시키는 등 얼차려를 줬다고 주장했다.
교육에 참가했던 A(2학년)씨는 "첫날 오후 1시 30분부터 무려 세 시간 동안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도록 시켰다"며 "쉬는 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반발했고 어떤 여학생은 울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B(2학년)씨는 "교관이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했다"며 "얼차려를 시킬 때는 '비가 오는데 밖에 나가서 하고 싶으냐'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126명의 학생 중 5명은 당일 무단으로 귀가했고 17명은 학생처장에게 요구해 다음 날 아침 버스를 이용해 중도에 귀가했다. 전체 학생 중 교육을 끝까지 받은 학생은 91명에 불과했다.
대구교대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재난안전교육의 예산은 당초 교육부로부터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 국고보조금 3680만 원과 학교행사지원비 186만 원을 포함해 3866만 원이었으나 실제 지출금액은 2725만31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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