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을 출시한 해태제과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허니버터칩 열풍을 예상했다고 한다. 소성수(44) 해태제과 홍보팀장은 19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허니버터칩을 개발하기 위해 1년 9개월 동안 연구개발을 한 만큼 제품에 대해 자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자 시장에서 일반 과자는 연간 성장률이 2~3%이지만 감자 스낵은 7~8%다"라며 "이미 자사에 '생생감자칩'이라는 감자 스낵이 있었지만, 약세였고 과자업계에서 감자 과자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소 팀장은 "해태제과의 시행착오와 오랜 연구가 허니버터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2012년 일본의 가루비 회사와 합작으로 '행복버터포테이토칩'을 출시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그때의 경험으로 연구원들은 감자칩이 짠맛이 아닌 단맛으로도 구현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이 경험을 계기로 감자칩은 짜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했다"고 밝혔다.
19일, 편의점 발주 재개... '대란'이 빚어진 이유독특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허니버터칩. 하지만 SNS를 통한 입소문과 일시적 편의점 발주중단, 공급보다 높은 수요가 품귀 현상을 일으키는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해태제과 영업팀 한 관계자는 19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출시 초반에는 편의점에만 유통했지만 개인 슈퍼마켓과 마트 등 판매지를 점차 확대 판매하면서 편의점 공급이 달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아무개(42)씨는 "2주 전인가 본사에서 과자 인기가 너무 많아 일주일에 세 번(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1박스씩으로 공급을 제한하더니 이번 주 월요일(17일)에는 물량공급 조정 때문에 발주가 중단됐었다"고 설명했다. 발주중단은 CU편의점 외 세븐일레븐도 마찬가지였다.
편의점 발주가 중단됐다는 소식은 인터넷상에서 '생산이 중단됐다'고 와전되기도 했다. 11월 초 한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등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온종일 공장 기계를 돌리다 공장에 불이 났다'는 이야기와 '허니버터칩이 아예 생산이 중단됐다'는 소문이 퍼져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해태제과에 따르면 공장에 불이 났다는 것은 사실무근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생산중단 소문에 허니버터칩을 애용하던 소비자들이 사재기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고 실시간 검색에 '허니버터칩 생산중단'이 오르내리면서 다른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증폭됐다. 이에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과자를 구하러 나서면서 '대란'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상에선 누리꾼들끼리 허니버터칩을 쉽게 구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누리꾼 @puk****는 "동네상점이랑 슈퍼에는 널려서 귀한 과자인 줄 몰랐다. 아까도 쌓여있는 거 보고 왔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 @fromm****는 "마트에 가면 많이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건 질소 과자여서 양이 너무 적었는데 마트용 2400원짜리는 양도 넉넉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참고"라고 적었다.
한때 중단됐던 편의점 발주도 19일부터 재개돼 품귀현상은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사용자 @RENA*는 "편의점 사장인 제가 긴급 공지합니다. 허니버터칩 내일부터 발주 돼서 정상 판매 들어갑니다"라는 글과 함께 '현재 운영 중인 (해태)허니버터칩1500의 발주를 재개하오니 점포 운영에 참고바랍니다'라고 적혀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소성수 해태제과 홍보팀장도 "중고시장에서 1500원짜리 과자가 5000원에까지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최대한 빨리 많이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6시간 2교대 공장 생산체제를 지난 9월 24시간 3교대로 바꿨다"며 "제품 생산율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만큼 곧 소비자들이 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품귀 현상, 마케팅?... "마케팅 할 틈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