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도서관 출입문입니다이제는 문을 닫아도 소리가 나지 않아요. 정말 좋아요.
김순희
도서관에서 함께하는 사람들 중에 자원봉사자 외에, '노인일자리사업'이라고 해서 해마다 일정 기간 어르신들이 하루 몇 시간씩 일하시는 사업이 있는데, 저희 도서관에서는 거의 2년 가까이 계속 하신 분이 계십니다. 지난 달, 북페스티벌에 오셔서 자원봉사자 샘들한테 고생한다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가신 분이 바로 그분이십니다.
어르신이 처음 도서관에 오셨을 때, 저는 딱히 어떤 일을 부탁해야 할지 고민에 쌓였습니다. 아침에 오셔서 2시간 정도 일을 도와주고 가시는데, 저는 사실 부담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침에 함께 도서관 청소하고, 책 표지 싸고, 때론 책 정리도 하시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르신이 알아서 일을 찾아 하시게 되었지요.
어르신이 도서관에 계시면서 달라진 것이 많습니다. 도서관 입구 문의 손잡이가 헐거워지면 나사를 조여주고, 바닥이나 모서리가 틀어지거나 갈라지게 되면 일일이 테이프를 붙여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또 못질 할 일이 있으면 표 안 나게 못을 박아주시고, 삐걱거리는 의자는 직접 집에 들고 가셔서 다시 고쳐 오시고, 무거운 그림책 때문에 휘어진 책꽂이도 다시 반듯하게 책을 꽂을 수 있게 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