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브랜든(앤 해서웨이 분)과 쿠퍼(매튜 맥커너히 분).
워너 브러더스, 파라마운트 픽쳐스
"저는 화면이 이렇게 잘리는 줄 몰랐어요. 처음부터 제대로 볼걸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죠."
SF 영화 마니아인 김진석(32)씨는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를 관람하고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특이점을 발견했다. 자신만 일반 상영관에서 영화를 봤던 것. 지인들은 모두 자신보다 관람료가 두 배 가까이 비싼 IMAX 영화관을 이용했다.
영문을 모르던 김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영화 스틸사진 한 장을 보고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일반 상영관에서 보면 위·아래 영상이 원본의 절반 가까이 잘린다"면서 "휴일에 다시 IMAX 영화관에서 볼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개봉 11일 만에 500만 명에 가까운 누적관객을 동원한 영화 <인터스텔라> 때문에 전국의 IMX 영화관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반 상영관에서는 촬영 원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웃돈이 붙은 암표도 등장했다.
<인터스텔라>는 우주가 주 배경인 영화다. 놀란 감독은 드넓은 우주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이 영화의 1/3 가량을 IMAX 70mm 필름으로, 나머지는 35mm 필름으로 촬영했다.
IMAX 70mm 필름 영상은 가로·세로 비율이 1.43대 1로 35mm에 비해 정사각형 모양에 가깝다. 영상을 이 비율의 스크린에 뿌리면 관객은 시야에 가득 차는 화면의 압도적 크기 때문에 더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화질 또한 일반 디지털 영화의 9배 정도로 압도적이다. 따라서 감동을 염두에 둔다면 <인터스텔라>는 IMAX 70mm 상영관에서 보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놀란 감독도 직접 "IMAX 70mm 필름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국내 영화관 <인터스텔라> 원본 감상 못 해... 그나마 IMAX가 최선그러나 IMAX 필름 상영관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드물다. 평상시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 국내에는 이 비율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상업 상영관이 아예 없다. 원본의 위·아래 부분을 다소 잘라내고 1.90 대 1의 화면비로 재생해주는 'IMAX 디지털'이 최선이다. 김씨의 지인들이 영화를 관람한 방식이다.
김씨가 본 일반 상영관의 화면비율은 2.2~2.4 대 1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인터스텔라>를 이 버전으로 상영하려면 원본 영상의 위·아래를 IMAX 디지털보다 더 잘라내야 한다. 국내에서 이 영화를 원본 그대로 보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지만 그나마 IMAX 상영관에서 봐야 손해가 적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