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공룡박물관 내부-33층 높이의 공룡유골은 국내 최고 규모를 자랑한다
이정혁
공룡박물관을 소개하는 글은 아니므로, 간단하게 장점 몇 가지만 언급하고 지나가기로 한다. 첫 번째는, 입장료 대비 꽉 들어찬 박물관의 내용물이다. 3층 높이 크기의 공룡뼈가 박물관의 전체를 관통하여 전시되어 있고, 다양한 공룡 화석들도 있다.
공룡 모형도 무척이나 실감나게 만들어졌는데, 사립으로 운영되는 집 근방의 '자칭 공룡박물관'들에서 몇 차례 배신 당한 기억이 있다 보니, 실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3D로 관람하는 공룡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도 어른들이 보기에 손색이 없고, 전체적인 박물관의 배치도 아이들 학습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다.
두 번째는 박물관 뒤편에 위치한 공룡공원에 대한 만족도이다. 놀이터, 미로공원, 전망대 등을 갖추었는데, 점심 도시락만 준비한다면 한나절 아이들을 풀어놔도 질리지 않게 놀 수 있을 만큼, 놀이기구나 시설 등이 훌륭하다. 보는 이만 없었다면 미끄럼틀을 타고 공룡 입안에서 나와 보고 싶을 정도였다.
세 번째는 자연과 어우러진 박물관이라는 점이다. 공룡 발자국 화석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바닷가의 유적지가 걸어서 불과 5분 거리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1억 년 전 공룡들의 세계로 걸어들어 갈 수 있다. 주변 경관도 빼어나 공룡발자국과 함게 감탄을 자아낸다.
이상의 장점들만으로도 장시간 차를 운전해서 고성에 온 보람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아이들과 교감하는 방식을 깨달은 것이다. 흔히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하고,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을 한다. 말이 쉽지, 개구쟁이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울컥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평상심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시간을 돌린다면, 나의 선택은?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내 자식들인데도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풍족한 삶, 여유있는 생활, 걱정이라고는 티끌만치도 모르고 자랄 아이들. 그러다 문득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내게 또 한 번의 삶이 주어져서 여섯 살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