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의원은 재원 마련에 대해 "국민주택기금은 국채·청약 등에 묶인 돈과 기존 지출 예정액인 11조원 등을 제외하고도 내년도 여유자금이 15조 원 정도 남는다"며 "여기서 3조 정도를 쓰고 추가로 국토교통부 예산 2400억 원을 책정하면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3만 호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호
- 왜 하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임대주택 지원을 구상한 것인가."우리나라 평균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1.19명이다. OECD 국가 중 최저로, 평균치(1.7명)보다 낮다. 경제학자로서 굉장히 놀랐다. 출산율은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다. 이러한 낮은 출산율로는 한국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30년 동안 진행돼왔다. 이미 2001년에 '초저출산' 기준인 1.3명을 찍었다. 이때부터 국가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고, 이 불이 켜진 지 13년이 지났다. 이 추세로 가면 우리나라는 더 이상 존속이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저출산 문제를 개선해도 그 효과가 20년 뒤에나 나타난다. 끔찍한 상황이다. 정치인으로서 가만히 지켜만 봐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주택 지원 정책을 구상했다는 뜻인가."그렇다. 우리나라의 혼인 연령이 자꾸 늦어지고 있다. 여성 초혼연령 평균이 29.6세다. 초혼 여성 절반이 30세가 넘는다. 산부인과에서는 산모가 35세 이상이면 '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산모가 21.6%다. 이들은 간신히 첫째를 낳으면 더 이상 둘째를 낳을 생각을 못한다고 한다. 이 상태가 유지되면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게 된다.
혼인의 가장 큰 장애요인 중 하나가 주거문제다. 주택마련에 드는 비용 자체가 큰 부담이다 보니 결혼이 점점 늦어지거나 아예 결혼을 포기한다. 물론 보육정책 등도 저출산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첫 번째 관문을 못 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주거공간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넘어야 보육정책 등 그 다음 단계가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까 싶다."
- 언제부터 이러한 정책을 구상하기 시작했나.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유학하면서 대학원생을 위한 아파트에 머물렀다. 당시 주변의 미국 친구들을 보면 대학 졸업 후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결혼한 경우가 많았다. 집을 쉽게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찍 결혼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공공주택 단지 안에는 육아시설도 있어 아이를 어린이집까지 쉽게 데려다줄 수 있었다. 집에서도 아이들이 선생님들과 뛰어노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아이를 키우기에는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중소도시에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단지를 지은 다음, 그 안에 어린이집을 마련한다고 생각해보라. 좋을 것 같지 않나. 제대로 시행하면 엄청난 혜택이 신혼부부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학자로서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할 때부터 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새정치연합에 들어와서도 이 같은 모델을 구체적으로 구상해왔다.
본격적으로 정책 발표를 준비한 건 7개월 전이다. 다른 의원님들께 얘기했더니 다들 '좋은 내용이다, 추진해보자'라고 했다. 사실상 (포럼 추진) 결정은 박영선 원내대표 시절에 이뤄졌고, 최근 예산안 심사 기간에 맞춰서 발표하게 됐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좋은 정책이다, 노력해보자'고 했다."
"무상 아닌 임대주택 정책... 국가 존망 문제에 대처하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