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쌀전면개방저지' 등을 내걸고 지난 11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오른쪽 인도에 나락을 적재해 놓았는데, 경남도청이 공공비출미(통빽)만 남겨두고 456포대를 이날 바로 미곡처리장으로 옮겨버렸다.
윤성효
농민들은 하루 전날부터 경남도청 정문 앞에 나락적재를 하려고 했지만, 경남도가 못하게 해 하는 수 없이 이곳에 나락을 쌓아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경남도는 나락적재한 지 불과 몇 시간만인 11일 오후 6시경 '통빽'은 그대로 두고 456포대를 진주 사봉RPC로 옮겼다.
농민단체들은 13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나락적재를 했다. 이날 나락적재한 장소는 지난 11일에 했던 장소보다 경남도청 정문에 더 가까이 있었다.
"농민이 무슨 죄인이냐... 농업을 외국에 죄다 팔아먹어"하원오 전농 부경연맹 의장은 "지난 10일부터 날밤을 새운 뒤, 자존심이 상했지만 화단 쪽에 나락적재를 했다"며 "농민이 무슨 죄인이냐, 농업은 외국에 죄다 팔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하 의장은 "경남도는 나락을 도둑질 한 것이고, 나락적재한 지 불과 몇 시간만에 협의도 없이 옮긴 것은 절도다"며 "14일까지 원상복구 시키지 않을 경우 홍준표 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을 고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해 도민의 건강권을 빼앗았고, 무상급식 예산 중단으로 아이들의 밥을 빼앗으며, 이번에는 농민들의 나락까지 도둑질했다"고 말했다.
박유호 통합진보당 창원시당 위원장은 "한중FTA로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는데, 대통령과 경남지사라면 농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주어야 한다"며 "농민들은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해마다 나락적재를 해왔고, 올해도 다른 도·시·군청에서는 했는데 경남도청만 못하게 독재행정을 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