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류산성을 향해
변종만
거류산은 특별한 풍경이 없는 평범한 산이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내내 기암과 소나무가 이어진다. 먼 바다가 가깝게 보일 만큼 조망이 좋다. 또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산성이 있어 명산으로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동안 이어지는 호젓한 산길을 걸어 당동고갯길을 넘어서면 왜적의 침입을 막았던 거류산성이 눈앞에 나타난다.
거류산성(경남문화재자료 제90호)은 거류산 정상부에 있는 문화재다. 문화재청 누리집의 설명에 따르면 서쪽 경사면을 성내로 하여 돌로 쌓았단다. 소가야에서 신라를 방어하기 위해 세운 성이라 전해진다. 1400m에 이르는 성벽은 대부분 훼손되고 현재 둘레 600m, 높이 3m, 폭 4m 정도만 남아있다고 한다.
산성의 성벽에 올라서면 이순신 장군이 1592년과 1594년 두 차례에 걸쳐 왜선 56척을 전멸시킨 당항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벗하며 오징어무침, 오리훈제 등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점심을 먹었다. 국화 회장의 말처럼 이렇게 좋은 식탁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겠나. 땀 흘리고 먹는 점심은 산행의 고생을 몇 배로 보상할 만큼 모든 게 꿀맛이다.
산처럼 넉넉한 포용력을 배우는 발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