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경남교육청에서 0교시 수업과 연구·선도·시범학교를 폐지하고,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조건부 폐지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청은 0교시 수업은 학생들의 행복추구권과 수면권을 방해하고 연구·선도·시범학교가 비실용적이라며 폐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의 조건부 폐지 또한 학생들의 편의를 생각한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들도 크다.
지금까지의 연구·선도·시범학교는 교사의 승진기회였는데, 연구·선도·시범학교가 폐지되면서 앞으로의 승진기회 또한 사라진 셈이 되었다. 그리고 야자와 보충수업의 조건부 폐지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0교시 수업과 연구·선도·시범학교 폐지는 대부분 학생이나 선생님들도 찬성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매일 사교육 등으로 늦게 잠을 청하는 학생들에게 0교시 수업은 학생 수면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고 학생들 또한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비효율적으로 수업을 듣는다.
말만 보충이지 실제로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과목선택권도 학생들에게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 주도성을 떨어뜨리기에 십상일 것이다. 제대로 수업도 못 듣고, 잠을 이기지 못해 엎드린 채 보내는 0교시 수업은 학생들을 괴롭히고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는 주범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연구·선도·시범학교 또한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일반 학교와 다를 것이 없다. 각 중점과목의 수업일수만 일반 학교보다 1~2시간 더 늘린 것일 뿐이다. 이처럼 비효율적인 0교시 수업과 연구·선도·시범학교는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하지만 야간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의 조건부 폐지 방안은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들은 이젠 그 시간에 학원이나 과외를 한두 군데 더 다니면서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다. 보충수업 같은 경우에는 수능 공부와 직결되기 때문에 폐지될 시 학생들은 더 많은 돈을 내고 따로 수능 공부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경남교육청의 이번 결정이 더 나은 우리의 교육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이고 시도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 오던 정책을 변화시키고 바꾸면 반드시 여러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방향이 옳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중요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 고통받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우리 학생들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 폐지는 더 신중히 검토해 학생들과 학부모의 혼란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준비해 주길 바란다.
[취재/정다현(경해여자고등학교 1)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