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물품 취득원장'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억 2000만 원 상당의 헬스장비 구입했으며 이중 8800만 원 어치가 대통령 집무실과 부속실이 있는 본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장비로 확인됐다"며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국정감사 위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남소연
결국 최 의원은 '직구'를 던졌다. 그는 "이게 계속 논란되는 까닭은 이 비서관의 거짓말 때문"이라며 "(직원과 출입기자를 위해 구입했다는) 지난 번 해명이 일부 맞긴 했지만 그것은 7개 정도였고 나머지 고가의 장비는 청와대 본관에 들어갔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비서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운영위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헬스기구 구입 이유에 대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1년 6개월 동안 직원용과 출입기자용 등 필요에 따라서 (구입했고), 오래된 것들이 있어 교체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청와대의 헬스기구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대통령이 사용하는 헬스기구도 노후된 것을 교체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 의원이 입수한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정작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 사이 기자실에 도입된 헬스기구는 5대이고 직원들이 사용할 만한 지하강당에 들어간 헬스기구는 단 1대에 불과했다. 반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을 '사용위치'로 규정한 헬스기구는 14대였다. 즉 "직원들이 사용하는 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 비서관의 답변은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최 의원의 질타에도 이 비서관의 답변은 변하지 않았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에는 대통령께서 사용하는 헬스기구도 있고 직원들이 사용하는 헬스기구도 있다"라며 헬스기구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최 의원은 "'파워 플레이트' 기구는 누가 쓰나, 그건 1 대 1 트레이너가 꼭 필요한 것으로 안다"라며 구체적인 헬스기구 명칭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이 비서관은 "꼭 1 대 1 트레이너가 필요한 기구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굳이 드러내서 정쟁의 도구 삼아... 대통령 건강 잘 챙기도록 도와야" 새누리당은 적극 방어에 나섰다. 운영위 여당 간사로서 위원장 대신 회의를 대신 주재하고 있던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최 의원의 질의 뒤 바로 위원장석에 앉아 '보충 질의'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께서 사용하는 건강보조기구 또는 대통령의 체력 단련 문제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사실이 있었나"라며 "예를 들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영부인께서 사용하시던 '스프린골프장'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사용했던 안마기 같은 게 문제 됐었나"라고 물었다.
역대 대통령들도 건강 관리를 위해 다양한 운동기구를 사용해왔고 현재 야당이 '정치 공세용'으로 청와대의 헬스기구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김기춘 비서실장은 "당시 비서실에서 근무한 건 아니지만 그런 적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또 "대통령께서 사용하시는 운동기구, 음식재료, 생활용품 등은 다 대통령의 생활과 관계돼 있다"라며 "대통령 안위와 관계돼 있어 소상히 밝히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아무리 야당을 무시해도 그렇지, 왜 위원장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야당의원 질의 바로 다음에 그를 반박하는 질의를 하느냐"라고 강력 항의했다.
김 의원은 "조용히 하시라, 사회 볼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라며 이 같은 항의를 묵살했다. 또 "여성대통령의 체형에 맞는 기구를 구입했다는 게 잘못된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이런 것을 굳이 드러내서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는 것에 대해 섭섭하다"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청와대의 과도한 '비밀주의'가 논란의 핵심인 점을 무시한 채 야당이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정권을 비판하고 공세하는 것은 정당 정치의 속성이라 할 수 있지만 저희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체제 수호"라며 "북한 김정은이 지팡이를 짚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단순한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건강 문제도 자칫 국가안보와 직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대통령이 건강을 위해서 운동도 열심히 하셔야 한다"라며 "(청와대 비서실에서) 대통령이 건강을 잘 챙기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건강관리를) 도와드리는 게 국가의 중요한 일"이라며 "(대통령 전용) 트레이너를 고용했는지 논란이 있는 자체가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아름다운 봉하' 이사장의 청와대 스크린골프장 사용 여부도 재차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은 "답하기 적절치 않다"라고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