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낳은 사리(결석)는 훨씬 부드러운 모양입니다.
임윤수
10년 만에 사리(?)를 또 낳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 겁니다. 지난 월요일 아침, 아침도 잘 먹고 자전거도 1시간 정도 잘 탔습니다. 샤워를 하고 30분쯤 지났을 때 허리가 은근히 아파져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픈 정도가 점점 심해지더니 속도 메슥거렸습니다.
몸에서 끈적거리며 진땀도 나기 시작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건만 신기하게도 딱 기억이 났습니다. 어! 이 거 10년 전에 사리 낳을 때 겪었던 통증인데…
잽싸게 병원으로 갔습니다. 응급실로 갈 것도 없이 바로 비뇨기과로 접수해 증상을 말했더니 '마약처방전'이라는 종이를 한 장 내줬습니다. 주사실로 가 주사를 맞고 CT도 찍고 X-레이도 찍었습니다. 혈액검사를 위해 피도 뽑고, 소변도 받아 냈습니다. X-레이와 CT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잠시 기다렸습니다.
호명을 받고 진료실로 들어가니 역시나 방광이로 이어지는 끝부분에 결석이 걸려있다고 했습니다. 그냥 빠져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참 애매한 크기라고 했습니다. 일단은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하고 처방을 받아 약을 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통증이 가라앉기는커녕 점점 더 아팠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다시 병원으로 갔습니다. 또다시 제일 먼저 받은 처방은 '마약처방전'을 들고 주사실을 찾아가는 거였습니다. 초음파로 결석을 깨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초음파 매질, 10년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져 쇄석기는 10년 전보다 훨씬 부드러웠습니다. 10년 전 쇄석기가 떡 메질을 하는 강도였다면 이번에 사용한 세석기는 작은 망치를 두드리는 정도의 강도였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초음파 매질을 당하고 다시 처방을 받아 약을 지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초음파 매질을 당하고 3일째 되던 날, 요로 끝에서 사리를 내보내겠다는 신호가 왔습니다. 이 신호 또한 겪어본 사람만 아는 신호일 겁니다. 그렇게 생산한 사리를 깨끗하게 씻어 잘 건조해 10년 전처럼 전자현미경사진을 찍고 성분도 분석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