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여고생 살해사건'에 대한 여성 피고인들의 결심공판이 31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315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날 검찰은 여성 피고인들에 대해 징역형을 구형했다.
윤성효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십대여성인권센터, 경남도상담소시설협의회 등 42개 단체는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 피해자의 죽음 앞에 더 큰 희생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에 의견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건의 표면적 실체보다 그 아래 묻혀 있는 어린 청소녀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 달라"며 "여중생들이 사건에 가담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사회적 안전망도 질서도 어떠한 보호체계도 없는 무시무시한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참혹한 몸부림이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10대 가출 청소녀들은 사회적 안전망이 붕괴된 가운데 방치되고 버림 받았다"며 "가정의 위기 속에서 사회의 냉담한 무관심 속에 버려진 청소년들이 올바르게만 자라나길 바라는 것은 사회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10대 청소녀들은 성매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현행 근로기준법상 18세 미만은 부모와 후견인의 동의서가 없이 편의점이나 일반식당 등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기에 가출한 청소녀들은 온전히 거리로 전전하고, 먹고 잘 수 있는 곳을 찾다가 결국 성매매의 표적이 되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출 청소녀들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선택하게 되고,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취약점을 이용해 숙식제공을 조건으로 유인해 감금하고 성매매를 강요하며, 돈만 챙기는 피해 사례가 늘어만 가고 있다"로 밝혔다.
'가출팸(가출패밀리)'도 등장한다. 여성단체들은 "가출한 청소녀들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친구들 끼리 마음의 상처를 위로 받고 가출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내기 위해 '가출팸'을 결성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가출 패밀리 또한 변변한 경제적 능력이나 안전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성매매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단체들은 "먹고 살기 위해 또 다른 가출 청소녀들의 성매매를 알선하게 되고 결국 '또래포주'라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며 "가출 청소녀들이 여전히 성매매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에서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곳이 성매매뿐이었다는 것이고, 이들의 이같은 호소를 우리 사회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들은 "청소년, 학생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은 우리가 보듬어 줘야 할 꿈나무들이고, 마찬가지로 학교 밖에 있는 청소년들도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라며 "이런 소중한 존재들이 어른들의 이기적인 욕망과 쾌락에 이용 당하고 울타리가 되어줘야 할 사회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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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10대, 성매매 내몰려... '또래포주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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