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자원외교 관련 주요 포상자
고정미
수십조 원의 국부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난 'MB 자원외교' 논란과 관련, 이명박 정부가 당시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계자들에게 각종 훈·포장 등의 상을 남발한 사실이 확인됐다.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해외자원개발 관련 훈·포장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명박 정부는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가스공사), 캐나다 하베스트사 (석유공사), 멕시코 볼레오 광산(광물자원공사) 등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부실사례로 꼽히는 사업을 주도한 인물에게 훈장과 표창을 대거 포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해외자원개발 관련 포상 행사를 실시했는데, 2013년까지 수상한 인원은 총 117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가스·석유·광물자원 공사 등 자원관련 공기업 외에도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SK E&S, LS-Nikko 등 해외자원개발에 관여한 다수의 일반 기업 관계자도 포함됐다.
문제는 'MB 자원외교'의 실상이 빚잔치라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자원외교 부문에서 '글로벌 호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08년 이후 가스·석유·광물자원 공사 등 해외자원개발에 관여한 3개 공사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30조 6000억 원 규모인데, 이 중 회수 규모는 11조 3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스공사 '빚더미'에 올린 주강수 전 사장에게 최고등급 훈장 수여자원 외교로 상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주강수 전 가스공사 사장이다. 그는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종합상사 부사장을 거치며 MB 정권 출범 후 가스공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5년 여 동안 이 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한 전형적인 MB맨이다.
주 전 사장은 2011년, 2012년 대통령 표창과 금탑산업훈장을 연속 수상했다. 산업훈장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금탑산업훈장은 산업훈장 가운데 최고등급 훈장이다(정부포상에는 훈장>포장>대통령 표창>총리 표창 등이 있다).
그렇다면, 주 전 사장의 '실적'은 어땠을까.
2008년 9월부터 주 사장이 재임한 기간 동안, 가스공사는 해외자원개발에 6조 3000억을 쏟아 부었지만 투자 회수율은 23.1%에 그쳤다. 2008년 기준 121.9%에 달했던 투자 회수율이 1/5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부채율이 급증했다. 2007년 말 8조 7000억 원에 그쳤던 부채 규모는 370% 상승해 2012년 말 32조 3000억 원에 육박했다.
주 전 사장은 가스공사의 대표적인 부실 투자 사례인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홍 의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해당 사업에 1조 2000억 원을 투자했으나 2013년 5652억 원의 손상차손(확정손실)이 발생했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의 경우 경제성 부재로 이미 사업이 중단된 상태고 혼리버 사업은 가스 생산 중에 있으나 총 사업 기간 동안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1900억 원에 불과했고, 이는 가스 공사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1조 원이 넘는 투자액을 감안했을 때 매우 초라한 수치다.
막대한 돈을 들여 투자했음에도 이에 따른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고, 부채만 급증시킨 공기업 사장에게 MB 정부가 제공한 건 '벌'이 아닌 훈장이라는 '명예'였다.
부실 해외 개발 사업 관련자에게 '대통령 표창' 등 각종 상 퍼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