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아저씨 자전거족이 모두 모여 쉬어가는 한강과 안양천의 합수부.
김종성
수도권 전철 9호선 가양역에서 내려 가까운 한강가로 가면 아파트와 한강 사이로 길게 나있는 공암나루 근린공원이 나온다. 한강 바로 옆에 나있는 걷기 좋고 자전거 타기 좋은 편안한 공암 나루 공원이지만, 강변의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을 막기 위해 높이 설치해 놓은 방음벽으로 한강의 풍경이 보이지 않아 늘 아쉽다.
공원 이름에 뭔가 유래가 있겠구나 싶었는데, 조선시대 도성과 양천고을, 강화를 이어주던 나루 중간쯤에 구멍이 뚫려 있는 바위가 있어 구멍바위, 즉 '공암'이라 하는 나루의 이름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화창한 가을 햇살을 즐기러 나온 아이들, 동네 사람들과 함께 천천히 달리다보면 도심 공원에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바위가 비현실적으로 나타난다. 풍채 좋은 이 바위들에 붙은 이름은 '광주암'. 전설에 따르면 과거 큰 장마 때 경기도 광주에서 물에 떠내려 온 바위란다. 지금의 강변 올림픽대로가 생겨나기 전에는 이곳까지 한강물이 들어찬 강가였다니, 바위가 떠내려 왔다는 전설은 사실일 듯하다.
공원에서 나들목을 따라 강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있는 한강가로 들어섰다. 왼쪽으로 가면 풋풋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이 좋은 강서습지생태공원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향하면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합수부가 나온다. 시원한 강바람, 민낯에 쬐도 부담 없는 부드러운 가을 햇살을 맘껏 즐기며 신나게 페달을 밟았다.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합수부에 있는 작은 쉼터엔 나들이 나온 도시의 자전거족들로 북적였다. 평소엔 마주하기 힘든 도시의 젊은이들과 중장년의 아저씨들이 함께 모여 강을 바라보며 쉬고 있는 풍경이 이채롭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바퀴 달린 이동형 카페도 있다.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커피 수레가 한강과 참 잘 어울렸다. 합수부를 통해 안양천으로 들어서면 한강과는 또 다른 풋풋한 하천의 풍경이 맞아준다.
풍성한 갈대, 철새 보호구역이 있는 풋풋한 안양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