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 않겠습니다내가 그들보다 재밌게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그들을 화나게 하는 일이다
강드림
나는 내일(3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간다. '건조물침입죄'라고 한다. 내가 올라간 건물은 옥상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돼 있는 건물이다. 그들도 물론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일반인이 올라가면 바람 쐬러 가는 것이고, 나같은 사람이 올라가면 침입죄가 되는 것이다. 나를 단죄해야만 두 번 다시 나같은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그래야만 자신들의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겪는 동안 우리들의 행동반경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자유가 우리가 모르는 새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욕하기'는 하나의 '국민 스포츠'였다. 허나 지금은 그것을 '국격을 낮추는 일'이라며 금하겠다 한다. 재밌는 사실은 노무현 정부 시절 그 스포츠에 가장 열을 올렸던 사람들이 지금 정부의 실세들이란 사람들이다.
특별히 비장하지 않게, 결기에 차 있지도 않게, 쫄지도 않게 콧노래 부르듯 조사받고 나올 생각이다. 이런 싸움으로 세상이 바뀔 만큼 저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세상이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은 오랜 패배 경험으로 알고 있다.
장기전으로 싸우기 위해서는 지치지 않아야 하고, 무엇보다 미소를 잃지 않아야 한다. 나는 계속해서 저들을 조롱할 생각이다. 그들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걸어가도 행복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나는 믿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70
공유하기
'박근혜 풍자 포스터' 옥상에서 뿌렸더니...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