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원 주변에서 시크교인들의 장식물인 칼을 파는 상점을 쉽게 만날수 있다
송성영
2004년부터 10년에 걸쳐 두 차례 인도 총리를 역임한 만모한 싱은 재임 동안 힌두와 시크의 갈등은 물론이고, 여타의 종교 간 균형을 잘 맞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살아온 여정이 가장 깨끗한 지도자이자 재임 동안 국경을 맞대고 영토 분쟁을 벌이던 중국, 파키스탄과 큰 마찰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좋은 평을 받았다.
인도에서 잘 사는 지역으로 손꼽고 있는 펀자브 주 암리차르. 시크교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암리차르 거리는 인도의 다른 도시에 비해 깨끗한 편이었다. 암리차르에서는 칼을 차고 다니는 시크교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시크교의 성지, 황금사원 주변에서는 시크교인들이 착용하고 다니는 칼을 비롯한 다양한 장신구들을 파는 상점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은 시크교의 전통이다. 세례받은 시크교도들의 남자는 사자를 뜻하는 '싱'(Singh), 여자는 공주를 뜻하는 '카우어'(Kaur)라는 성을 부여받는다. 이들은 칼을 뜻하는 끼르판(Kirpan. 단도 혹은 검)을 포함해 다섯 가지 K, 즉 께시(kesh, 깎지 않은 머리카락), 카다(kada, 쇠 팔찌), 강가(kangha, 나무 빗), 가차(kaccha, 무릎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느슨한 속옷)를 몸에 지니고 다닐 것을 장려한다.
상점들이 즐비한 좁은 골목길을 둘러보고, 외국인 숙소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인도의 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싶어 무작정 공원을 찾아 들어갔다. 사람들의 발길이 황금사원으로 쏠려 있어서 그런지 공원은 한적했다.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다만 인도 아이들 몇몇이 눈에 띄었다. 녀석들은 내가 어깨에 메고 다니는 천 가방에서 사진기를 꺼내자 '나마스테'를 연발하며 스스럼없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