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광화문광장 농성천막에 세월호참사 실종자 10명(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조은화, 황지현, 박영인, 양승진, 남현철, 허다윤, 이영숙)의 캐리커쳐가 붙어 있다.
이동수
[기사 재보강 : 28일 오후 9시 44분]"어떡해요. 지금 (진도실내)체육관이에요. (실종자가 발견된 곳이) 어디라더라. 어, 맞아요. 4층 화장실. 어떡해요. 모르겠어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요. 어떡해요."
28일 오후 5시 25분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희생자 시신 1구가 선내에서 발견됐고, 곧바로 오후 5시 40분께 속보가 뜨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5시 45분, 196일째 진도에서 자식을 기다리고 있는 한 실종자의 어머니가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어떡해요"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 떨리는 목소리가 잦아들 즈음, 기자는 "어머님, 이럴 때일수록 기운을 내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네"라는 대답을 듣고 수화기를 내려놨다.
29일 오전 4시께 '시신 인양' 위한 작업 재개 예정 지난 7월 세월호에서 조리사 이아무개씨의 시신을 수습한 지 102일 만에 실종자 발견 소식이 나왔다. 지금 이 시각, 실종자 가족이 가장 기다리는 건 발견된 시신의 신원. 하지만 실종자 10명의 가족은 몇 번이고 지샜을 밤을, 또 뜬 눈으로 지새야 한다. 시신이 내 자식일지, 내 어머니일지, 내 형제일지, 내 조카일지 확인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시신을 발견한 구조팀은 아직 시신을 물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유속이 빨라져 시신 인양작업을 잠시 멈췄다. 구조팀은 다음 정조시간인 29일 오전 4시께 작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시신을 인양하더라도 DNA 비교작업 등 신원을 확인하기까지 통상 12시간이 더 걸린다. 구조 당국은 "빠르면 29일 정오 무렵에 신원을 확인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것도 "인양과 신원 확인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를 가정했을 때 나올 수 있는 결과다.
시신은 4층 중앙화장실에서 발견됐다. 이를 두고 진도 현장에선 시신의 신원과 관련된 나름의 추측이 나오고 있다. ▲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됐다는 점 ▲ 4층에 주로 단원고 학생들이 탔다는 점 ▲ 4층에서 한 실종자의 지갑이 발견됐다는 점 등이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지만 구조팀은 DNA 비교 전까지는 신원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구조팀은 지난 26일 수색이 중단된 지 이틀 만인 28일 오후 4시 59분부터 잠수요원을 투입해 세월호 수중수색을 실시했고, 수색 30여 분 만에 시신 발견 소식을 전해왔다.
한 실종자 가족은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6일 구조팀이 기상여건 때문에 수색을 중단하기 전, 마지막 작업으로 4층 중앙화장실 뒤쪽 장애물을 뜯어놓고 나왔다"며 "오늘 오전, 구조팀이 4층 중앙화장실을 수색한다고 알려줬는데, (26일 마지막 작업 당시에 시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종자가 발견된 4층 중앙화장실은 매우 비좁아 문만 열어보면 발견할 수 있었다"며 "여태까지 수색을 하지 않은 비좁은 공간이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종자 가족 "인양보다 수색 우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시신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