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범이 아버지 인병선씨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안산 선부동 한도병원. 빈소 앞에는 조화들이 놓이기 시작했다. ‘세월호를 잊지 않는 재외동포 일동’,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 일동’ 등의 조화가 놓여 있다.
강민수
그의 빈소 앞에는 조화가 놓이기 시작했다. '세월호를 잊지 않는 재외동포 일동',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 일동' 등 세월호 사고로 만들어진 단체 이름이 눈에 띄었다.
그의 영정 옆에는 '2학년 5반 학부모 일동'이라고 적힌 조화가 놓여 있었다. 태범이와 함께 세월호를 탔다 돌아오지 못한 학생 27명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보낸 것이다.
그 아버지, 어머니들이 빈소 앞 접견실에 둘러앉아 있었다. 그들의 스마트폰과 가방 곳곳에는 노란 리본이 눈에 띄었다. 'REMEMBER0416'이라고 적힌 노란 팔찌를 낀 어머니도 있었다. 안산 단원고 희생자 학부모들로 구성된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인씨 유가족들과 협의해 '대책위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장례가 끝나는 날까지 학부모들은 인씨 곁을 지키기로 했다.
부모들은 6개월 전 사고처럼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또 갑자기 악화된 그의 건강처럼 자신들의 건강도 염려했다. 고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혜숙(46)씨는 "저희 유가족들은 모두가 종합병동"이라며 "스트레스와 신경통은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살아는 있어도 아들딸 보낸 부모 마음이 오죽하겠냐"며 "지병이 있으면 더 악화되고 지병이 없어도 새로 생긴다"고 한탄했다.
다른 어머니는 "애가 죽기까지 했는데, 몸이 아픈 게 대수겠냐"며 "몸을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그러지 못 한다"고 말했다. 묵묵히 다른 부모의 말을 듣고 있던 한 아버지가 말을 이었다.
"정부가 죽인거야, 정부가. 사고는 어쩔 수 없다고 쳐. 그래도 구조를 안 했잖아. 구조 안하고 애들을 죽였잖아. 태범이 때문에 속병 나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거 아니냐."태범이 아버지 인병선씨의 장례 일정은 28일 오전 8시에 발인이 예정돼 있다. 인씨의 시신은 화장된 뒤 아들이 안치돼 있는 평택 서호추모공원으로 옮겨진다. 유족들이 아들 곁에 묻어달라던 인씨의 말을 받들기로 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6
공유하기
암으로 숨진 세월호 유족, 마지막 한 마디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