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방문한 MB "추가도발시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 지난 2010년 11월 23일 저녁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직 북한이 공격태세를 갖고 있다고 볼 때 추가 도발에 대해 아주 몇 배의 화력으로 나는 도발을 응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 민간에게 무차별 폭격하는 데에는 교전 수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하는 급박한 위기상황이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 직전인 2012년에 "내가 전투기로 북한을 응징하자고 했는데 군이 반대해서 실행하지 못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 말에 현역 장성은 물론 예비역들까지 발끈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투기로 응징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합참의장이던 한민구 대장은 이후 국방장관으로 임용되기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진실을 밝혔다.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F-15K를 출격하도록 한 것은 합참의장이던 자신의 판단이지 이 대통령으로부터는 전투기를 동원하라는 지시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단호하되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는 게 전부였다고도 했다.
더 어처구니없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대통령에게 청와대 참모들이 "전투기 동원은 유엔사 정전시 교전규칙 상 미군과의 협의사항"이라며 "전투기 동원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이런 보고가 있었다면 "미군과 빨리 협의하라"고 하면 될 것을 이 대통령이 지레 겁을 먹고 전투기 동원은 안 되는 것으로 받아들여 버렸다.
그 때문에 위기 다음 날인 11월 24일 이 대통령이 내린 첫 지시가 "유엔사 정전시 교전규칙을 개정하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을 유엔사 탓으로 전가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당시 유엔사령관이자 연합사령관인 월터 샤프 대장이 발끈했다. 11월 30일에 월터 샤프의 편지가 국방부 장관 앞으로 왔다. "전투기 동원 여부는 한국 정부가 자위권 차원에서 결정 사항이니 미군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
항상 안보와 보수를 입에 달고 다니는 한국 대통령들은 막상 위기가 벌어지면 어쩔 줄 모르며 미국의 눈치만 본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뭘 하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방부와 합참의 고위 직위자들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전투기 동원은 미군과 협의사항"이라고 했다가 경질됐고, 그 후임인 김관진 국방장관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전임자의 말을 뒤집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인가를 판단하기에 앞서 도대체 한국의 통수권자와 그 부하들은 전쟁에 대한 기초지식이나 있는 것인지, 위기관리가 뭔지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번도 자신이 국군통수권자라고 생각한 적 없이 오직 미국만 바라보는 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연평도 포격 위기가 끝나고 일 주일 후인 11월 말에 김민석 대변인은 "자위권과 유엔사정전시 교전규칙 적용여부에 대해 국제법 학자에게 연구용역을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전쟁 위기가 발생하면 국제법 교수나 변호사에게 "쏠까요, 말까요?" 물어보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떠한가? 더 기가 막힌 사실이 있다.
(다음 번에 계속,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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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과 이명박의 거짓말... 어쩜 이렇게 닮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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