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평화누리길. 자전거 도로를 열었다. 조성후 딱 2년만이다.
신광태
2010년 행정안전부(현재 안전행정부, 아래 안행부)는 강화에서 고성을 잇는 495km 길이의 동서녹색도로 추진을 발표했다.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안행부는 화천구간을 동서녹색도로 사업 시범구간으로 정했다. 화천은 평화의 댐, 세계평화의 종, 평화아트파크 등 평화 관련 상징적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화천댐 탈환을 위해 10만여 명의 적군과 아군 젊은이들이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25일, 평화누리길이라 부르는 이 길이 열렸다. 6.86km 구간의 개통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12년, 멋들어지게 이 길을 완공했다. 그러나 군부대에선 당일 자전거 이용객 출입을 통제했다. 관광객들이 산나물 또는 버섯 등의 채취를 위해 허용된 범위를 벗어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무려 2년이 넘도록 '출입을 허용해 달라는 입장'과 '불허'가 충돌했다. 결국 지난 10월 14일 군부대는 '안내원의 인솔 하에 3인 이상 자전거 이용객에 한해 출입을 허용하겠다'는 화천군의 조건을 수용했다. 수십억 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투입하고도 무용지물이 되었던 길은 그렇게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