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스모그 탓에 참가자들이 마스크나 방독면을 쓰고 나온 베이징 마라톤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BBC
APEC 앞둔 중국, 스모그로 망신살앞서 강한 스모그가 예상되는 중국 기상대의 발표에 따라 대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주최 측은 "대기 오염에 노출된 피부를 닦을 수 있도록 약 14만 개의 스펀지를 각 코스에 배치할 것"이라며 대회를 강행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5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모그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국 당국이 대회를 강행한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육상협회는 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 18일 대기 오염이 미약한 수준이라며 마라톤 대회를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이날 대기 오염은 노약자와 어린이는 외출을 자제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결국 베이징 마라톤 조직위원회는 대회 전날 밤 긴급 공지를 통해 경기에 참가하는 전 세계 55개국의 3만여 명 선수들에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 참가 여부를 결정하라고 권했다.
주중 미국대사관이 발표한 이날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세 제곱미터 당 344ng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보다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마라톤은 톈안먼 광장에서 출발해 베이징 시내 주요 장소를 지나 올림픽 공원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코스로 꾸며졌으나 극심한 스모그 탓에 레이스 도중 기권하는 참가자가 속출했다.
마스크를 쓰고 남자 하프 마라톤 경기에 참가했다가 10km 구간에서 레이스를 포기한 영국의 차스 폽은 "이런 날씨에서 경기는 열리지 말았어야 했다"며 먼지가 가득 쌓인 자신의 마스크를 트위터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