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루에 올라‘저 멀리 산은 멀어지면서 소백산맥 연봉들이 남쪽으로 치달리는 산세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HAN DONG HUN
해는 어느새 이울고 있다. 안양루에서 소백산맥 준령들의 능선을 바라보았다. 무한강산이다. 이곳까지 꾸역꾸역 짊어지고 온 무거운 시간의 추가 스르르 풀려 바람에 날려가는 것을 보았다. 가을, 한 계절을 시달린 다리는 이제 또 하나의 계절을 버틸 힘을 얻고 있었다. 사무치게 고마웠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사람도 인기척도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루,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도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번이고 자문자답했다...(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학고재 1994, 78면)영주 부석사에 가기 전 읽고 가면 좋은 글「영주 부석사」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창비 1994, 2011
「고해 속의무한강산」 - 김훈 <자전거 여행> 생각의나무 2000, 2006
「부석사무량수전」 -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학고재1994
「부석사」 - 신경숙 「부석사」 <2001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사상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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