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먹이를 찾는 청다리도요부당당한 청다리도요 인근에서 먹이를 찾는 청다리도요
이경호
전국에 흔하게 도래하는 청다리도요라 처음에는 그냥 지나칠 뻔했지만, 부상당한 채 걷는 형태를 보고 자세히 관찰을 시작했다. 다른 청다리도요와 같은 지역에서 부상당한 다리를 끌고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었다. 먹이를 잡고 채식을 하는 데 큰 불편함 없이 지내는 모습이 놀라웠다. 부상당한 기간과 형태를 짐작할 수는 없었지만, 두 시간 동안 관찰하는 내내 먹이사냥에 여러 번 성공하면서 에너지를 충분히 채울 수 있어 보였다. 인근의 청다리도요와 먹이 경쟁을 하지는 않았다.
부상당한 청다리도요는 조금씩 비행을 통해 이동하면서, 채식하고 휴식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적당한 먹이섭취를 통해 무사히 에너지를 보충한다면, 호주까지 이동할 수 있을 듯 한 희망을 갖게 했다.
물론 청다리도요가 이동에 실패하고 번식에 실패하여 죽음을 맞을 수 있을 가능성은 온전한 새들보다 높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금강하구에서 머무는 동안만큼은 다른 새들과 견주어도 불편한 것 없이 머물고 있었다. 금강하구 갯벌의 먹이가 부족했다면, 아마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부상당한 청다리도요의 편안해보이는 사냥모습은 금강에서 만큼은 안정적인 휴식과 채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갇게 했다.
하지만 희망만을 말하기에 금강하구는 늘 불안하다. 강에서 공급되는 수만 종의 쓰레기와 군산과 장항을 잇는 거대한 다리공사 등의 서식처 훼손은 새들에게는 불편한 위협일 뿐이다. 이제 이런 개발의 위협에서 금강하구를 지켜야 할 때가 왔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금강에서 활동하는 철새들의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부상당한 채 먹이를 찾고 있는 청다리도요의 일생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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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당한 청다리도요를 통해 본 금강하구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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