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골마을 종가, 백불고택이 마을 중심인물 최흥원의 고택으로 'ㅁ'자형 폐쇄적 평면구조를 하고 있다. 서쪽에 생활공간으로 사랑채와 안채가 있고 동쪽에 조상관련공간으로 대묘, 보본당, 별묘가 있다.
김정봉
그는 류형원이 쓴 <반계수록>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고 필사를 해둔 덕택으로 <반계수록>이 세상에 알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고택 바로 옆, 원래 제사를 지내는 보본당(報本堂)은 <반계수록>이 최초로 교정된 곳으로 최씨 집안의 자랑거리다.
생활공간인 사랑채와 안채는 서쪽에, 제사를 지내는 보본당과 사당인 대묘, 별묘는 동쪽에 있다. 고택 동쪽 개울가(동계)에 바짝 붙어 있는 집이 동계정(東溪亭). 백불암의 아들 동계 최주진의 학문을 기려 세운 집이다. 학문이 뛰어났으나 40세에 낙마하여 요절하였다 한다. 미수 허목(許穆)의 글씨를 집자한 '동계정' 현판 글씨는 아들을 앞세운 아버지의 눈물처럼 획이 흘러내리고 있다.
엄숙하고 위엄 있는 옻골마을 직선의 담옻골마을은 공간 경계가 뚜렷하다. 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마을담의 특징은 직선에 있다. 직선은 엄숙, 위엄, 정중, 간결, 기품과 통한다. 차갑고 정 없어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백불고택의 경우, 조상과 관련한 공간인 보본당과 대묘, 별묘를 모두 직선 담으로 영역을 구분했다. 이런 담은 엄숙, 위엄, 정중함이 우선, 정을 따질 계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