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김기춘 비서실장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7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 출석해 답변도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남소연
이처럼 청와대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음에도 김 실장의 사퇴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가 있을텐데요. 우선 김 실장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거론됩니다. 일종의 암투설인데요. 김 실장에게 불만을 품은 인사들이 김 실장을 흔들기 위해 언론에 사퇴설을 흘리고 있다는 겁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누리당 내에서 잊을만하면 김 실장 사퇴설을 사실인 양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김 실장이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 무슨 부탁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소통이 안 된다는 등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사퇴설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김 실장의 사퇴설은 청와대 내부 보다는 '여의도발'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외부의 흔들기라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사퇴설의 진원지는 김 실장 본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문창극,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등 인사 참사가 반복됐고 지난 달에는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까지 인사 실패 목록에 추가로 올랐습니다.
박 대통령에 정치적 부담을 안긴 인사 실패 책임론의 정점에 있는 김 실장의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교체 주장이 나오는 게 무리는 아니라는 것이죠.
또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부실 대응에 청와대 비서실을 관장하고 있는 김 실장의 책임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 일단락 됐지만 국회의 세월호 특별법 협상 당시 여권 내에서도 쓴 소리가 나온 박 대통령의 강경 대응의 뒤에는 김 실장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다른 정권 같았으면 인사 실패만으로도 비서실장이 몇 번이고 갈렸을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30% 후반대를 유지하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대안 부재 때문에 김 실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여러 번 사의 밝힌 김기춘과 만류한 박근혜 대통령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실제 김 실장은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 박 대통령에게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여러 번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박 대통령이 만류했다는 건데요. 앞으로도 김 실장이 전격 교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비서실장이라면 박 대통령이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누구 떠오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라며 "김 실장이 그만두고 싶어도 못하는 것은 이런 사정도 작용하고 있을 건데 앞으로 김 실장을 대신할 인물이 떠오르지 않는 한 교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도 바꿀 사람을 찾지 못해 결국 눌려 앉혔는데요. 과연 김 실장은 언제까지 박 대통령 곁을 지키게 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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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김기춘 사퇴설 청와대는 '아이고, 의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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