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시프 스탈린 (Joseph Stalin, 1879.12.18.-1953.3.5.). 편집성 성격의 전형
이렇게 <내 인생에 너만 없었다면>의 '힘든 성격' 유형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으면, 역사책과 소설 혹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우리의 인간관계 테두리 안에 있는 여러 사람들이 떠오른다. 가령 세상에 대한 불신과 완고함을 보이는 편집성 성격이나, 자신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규칙이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믿는 자기애성 성격의 경우, 독재자들에게서 쉽게 발견된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스탈린과 같은 독재자들의 목록이 또 얼마나 많은가.
"극단적으로 의심하는 그들의 성격은 전쟁이나 쿠데타, 혁명 등 권좌에 이르기까지 겪은 위험천만한 상황들에서 살아남도록 도와준 장점이었다. 더구나 그들의 완고함과 에너지는 두려움에 떨고 길을 잃은 국민들 눈에는 매우 안심이 되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들이 제시하는 간단하고 자극적인 해결책의 공통점은 현재의 비극을 낳은 주적을 찾아내는 것으로, 적이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막으면 평화와 행복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시대나 정치 경향에 따라 '적'은 달라진다. 그렇지만 편집성 성격의 소유자는 꾸준히 적들을 제거해야 행복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온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2장 '편집성 성격에 대처하는 법', p51)<꾸뻬 씨의 행복 여행>으로 '나는 행복한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잔잔한 배움을 일러주었던 를로르와 <나라서 참 다행이다>의 마음주치의 앙드레는 오랜 연구와 철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풍부한 예시들을 보여주고 있어, 곳곳에서 정말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또한 다른 많은 온화한 성격들 보다 비바람 치는 '힘든 성격'들이 성격 특성을 결정짓는 환경 요소에 의해 어떻게 여러 세대를 거쳐 오늘날 더욱 발달할 수 있었는지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충실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를로르와 앙드레는 '힘든 성격'이 고통스럽지만 '내 인생에서 없애려고'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대머리나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 왜 머리카락이 없는지 글을 잘 읽지 못하는지 따지거나 발목을 접질린 사람에게 왜 절뚝거리느냐고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힘든 성격'도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를로르와 앙드레는 인간관계의 기상전문가로서 11가지 '힘든 성격'에 대해 '이렇게 하라', '이렇게 하지 마라'라는 통찰력 있는 대처방법들을 제시한다. 임상 경험의 성공적인 실례들과 함께 정리된 이 대처방법들은 이 책을 가까이에 놓고 수시로 펼쳐봐야 할 훌륭한 지침서로 만들어준다.
이 지침서만 있다면, 가정과 직장에 닥치는 어떤 악천후 속에서도 인간관계의 항해를 평화롭고 흥미롭게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주에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어서 지나고 남부지방의 바다에도 눈부신 햇살이 비쳤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너만 없었다면 - 나를 힘들게 하는 당신에 대한 이야기
프랑수아 를로르.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최고나 옮김,
책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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