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하얀 구절초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황주찬
하얀 구절초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점심상을 펼쳐 놓았더니 솔잎이 떨어집니다. 갈색 솔잎이 밥에 내려앉습니다. 반찬 위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솔잎이 눈처럼 떨어집니다. 솔잎 치우는 일, 귀찮지 않습니다. 가을 맛이라 생각하니 마냥 즐겁습니다.
지난 3일 오후, 광양 백운산 자연휴양림에서 도착했습니다. 하룻밤 이곳에서 보내야 합니다. 누군가는 물을 겁니다. 몇 달 전 머문 곳, 왜 또 찾아 갔느냐고요? 하지만 이런 잔소리는 숲에 대해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숲은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거든요.
다시 찾은 백운산 자연휴양림, 가을빛이 가득합니다. 피부에 와 닿는 바람도 시원합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집에서 마련한 온갖 음식을 평상 위에 펼쳐 놓습니다. 바닷가 사람들이라 회 떠가는 일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산에서 먹는 광어회, 별미입니다.
산에서 하룻밤 보내는데 횟감은 필요 없다며 퉁을 놓았는데, 광어회를 가져오는 않았으면 많이 아쉬울 뻔했습니다. 무거운(?) 상자를 들고 온 수고가 아깝지 않습니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먹는 한 끼 식사, 가을 냄새와 함께하니 더없이 행복합니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휴양림 주변을 둘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