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5일부터 2014년 6월 9일까지 9개월 간 이불 전을 열린 룩셈부르크 공화국 뮤담 현대미술관 전시장면. 전시가 9개월이라는 건 그만큼 비중이 큰 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전시는 지금 유럽순회 중으로 현재 영국 버킹엄에서 전시 중이고, 다음은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에서도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Lee Bul Installation view, Mudam Luxembourg, Luxembourg October 5 2013-June 9 2014 ⓒ Eric Chenal, Courtesy Mudam Luxembourg
Eric Chenal
1997년 뉴욕 모마(MoMA),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선 한국관 대표로 초청돼 특별상을 받았다. 2007년 프랑스 카르티에현대미술관, 2012년 일본 모리미술관, 2013년 작년에는 룩셈부르크공화국 뮤담 현대미술관에서는 9개월간 전시를 가졌다.
이번 전시도 2000년대부터 작업해온 '나의 거대서사(Mon grand récit)' 시리즈의 연장이다. '거대서사'가 불가능해진 시대에 공중에 떠 있는 위성비행선, 거대한 대지에 태양열 같은 것으로 전시장을 꽉 채우는 그의 배짱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거대서사'에 대해선 모 월간지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J. F. Lyotard)가 모더니즘시대에서는 거대서사가 불가능하다(Non Grand Récit)는 말을 변형한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일상성'을 강조하는 시대흐름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보인다.
그는 왜 이렇게 자꾸 거꾸로 가고, 또 세상을 뒤집어 보는가. 그건 간단하다. 그가 한국전쟁의 연장선상에서 그 가족에게도 큰 비극과 상처를 준 냉전분단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만 그걸 이념이 아니라 예술적 시각언어로 표현하고 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