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거의 매일 서울로 유명 인사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출퇴근(?) 한다는 이영광 시민기자.
박주현
오랜 지기로 한 시대를 같이 살아온 목사님의 부탁도 있었지만 몸이 불편하다는 말씀에 저는 인터뷰를 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영광 기자에게 질문지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조금 시간을 내어 질문지에 답변을 하는 것으로 충분할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밀린 숙제를 마치는 기분으로 질문지에 답변을 정리하고 보내려고 전화를 하니, 저를 꼭 만나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저는 이영광 기자에게 마침 지난 24일 매주 신자들과 함께하는 성서 공부 시간이 있어 대학로 기쁨과희망연구원 강의실로 오면 강의 시작 전에 잠깐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강의실에서 그분을 기쁘게 맞이했고, 준비한 김밥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나누고 준비한 답변을 드렸더니 문서의 답변이 아닌 질문과 답을 직접 해야 한다고 제게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녹음기를 책상 앞에 꺼내 켜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말씀은 제가 알아듣기 매우 어려웠습니다. 저는 제 귀를 가까이 하고 정성을 다해 그분의 질문을 듣고 답했습니다.
그분은 천천히 또박또박 한마디 한 마디를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 소리는 비명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랑과 존경으로 '작은 형제'(마태오25, 40)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정성을 다했습니다. 40여분간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저는 많은 것을 생각했고, 그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이 매우 기뻤습니다(관련기사 :
"사제단이 빨갱이? 예수도 사탄이라 욕 먹었다").
초인정 열정의 기자에게 우리 사회의 희망을 확인했습니다 이영광 시민기자는 강의실이 있는 이층 계단을 아주 어렵게 올라와야 하는 불편한 몸을 가진 분이었고 대화를 나누기도 아주 힘든 분이었습니다. 더구나 그 분의 집은 전주였습니다. 일부러 저를 만나기 위해 그 불편한 몸으로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올라오셨습니다. 그리고 이 건물 이층 계단을 올라 저를 만나고, 아주 힘들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오마이뉴스에 실으려 했습니다.
제가 만일 기자님의 몸이 그렇게 불편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힘든 분이라는 걸 알았다면, 또 집이 전주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무엇보다도 먼저 오시지 말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했다면 그 분은 아주 실망하고 더 허탈해 했을 것입니다. 이영광 시민기자는 자신의 삶을 통해 느끼고 생각해온 많은 문제를 저와 나눈 대화를 중심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이웃들과 공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김상근 목사님에게 저와의 만남을 부탁했습니다.
인터뷰를 끝내고 저는 강의시간 내내 그분을 떠올렸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모든 역경을 넘어 오직 인터뷰를 해야 하겠다는 그의 일념과 의지는 참으로 초인적이었습니다. 초인적 열정의 기자, 이러한 시민기자가 건재하는 한 우리 사회에는 큰 희망이 있음을 저는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국 언론의 토대가 되어야 하며 <오마이뉴스>의 큰 힘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우리 사회공동체에 꼭 필요한 언론으로 더 크게 자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기쁜 마음으로 확인한 인터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공유하기
초인적 열정의 시민기자, <오마이뉴스>의 힘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