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원남강 외국인 무덤이 헐려 이전한 무덤자리는 현재 문화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거의 유원지화 되어 있다. 1958년에 중국의 <대약진운동>에 따라 무덤을 없앤 것으로 보인다.
이윤옥
남자현 애국지사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조선 독립의 어머니'로 불릴 정도로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가 단식으로 숨지자 당시 하얼빈의 사회유지, 부인회, 중국인 지사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하얼빈 남강외인(南崗外人) 묘지에 안장하였다.
그러나 이곳이 신도시로 개발되는 바람에 이장되어 현재의 문화공원으로 옮겨졌다.
조선족 출신으로 자전거를 타고 항일유적지 현장을 찾아 중국 곳곳을 찾아 헤맨 강용권씨는 그의 책 <죽은자의 숨결, 산자의 발길>에서 1992년 6월 26일 남자현 무덤을 찾아 하얼빈 남강 무덤을 찾아 보았으나 이미 이전했음을 알고 현재 문화공원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쓰고 있다.
그러나 당시 문화공원에 이장했다는 무덤은 유원지를 만드는 바람에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었고, 강용권씨가 나뒹구는 비석들을 훑어 보았으나 남자현 애국지사의 비석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가 찾아 갔던 1992년으로부터 22년이 지난 2014년 9월 현재, 이곳은 무덤이었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공원화 되어 버렸고 무덤자리에는 화단만 덩그라니 조성되어 있었다. 아무런 팻말도 없이 말이다.
82년 전 남자현 애국지사가 맨 처음 묻혔던 하얼빈 남강 외국인 묘지는 급격한 개발의 길로 들어섰음을 고층 빌딩들이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도다이쿠코 작가와 기자는 옛 흑백사진 한 장을 들고 이곳을 찾아 나섰으나 쉽사리 증언해줄 만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행히 러시아정교회(동정교회, 東正敎會) 건물이 남아 있어 그 위치를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