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학창시절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렸던 고등학교 2학년 때,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눈 밭에 혼자 누워 있는 사람이 나다.
김재훈
저는 공과대를 나왔습니다. 공과대를 졸업했지만 제 전공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입학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공학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고생 끝에 10년 만에 겨우 졸업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 속도 정말 많이 썩였었죠.
대학교 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일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기록을 남기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개인 누리집에 올린 사진이 8000장이 넘었으니 엄청나게 공을 들였죠. 즐겁게 그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됐을까요. 지금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일을 주로 하는 직장인이 됐습니다.
이러한 직업을 선택하기까지 부모님과 갈등도 많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 힘들게 입사했던 회사를 부모님 몰래 그만두기도 했었지요. 그 과정 속에서 아버지는 버럭 화를 내시기도 했고, 설득도 하셨지만 결국 포기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세상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냐? 왜 너만 그렇게 별나게 구는 거야? 그럴려고 너 대학 보내준 줄 아니? 엄마, 아빠는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데!""……."부자간의 대화는 이것이 끝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아버지와 웃으면서 마음 편하게 대화를 해본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