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문을 '힐링센터 0416 쉼과 힘'이 재능기부로 제작한 세월호 차량용 스티커 견본. 쉼과 힘은 9월 중으로 시민들에게 스티커를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가슴에 노란리본을 단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박호열
개관식에 앞서 12일 기자를 만난 김홍선 목사는 힐링센터 0416 쉼과 힘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된다 해도 상처가 치유되는 게 아니에요. 문제는 유가족들이 투쟁을 끝내고 마을로 돌아왔을 때부터라고 봐요. 개별적인 상흔이 서서히 드러날 테니까요. 그때 이분들이 쉬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 필요해요. 모진 겨울날 외출했다 돌아왔는데 방바닥이 차가우면 더 춥지만 미리 예열을 해 두면 몸이 녹으면서 따뜻해지잖아요? 쉼과 힘은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겁니다. 유가족들이 돌아왔을 때든 중간에 휴식을 취하든 언제든지 '쉬고 난 후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놓자는 것이지요.우선 할 일은 공동체 회복에 힘쓰는 거예요. 왜냐하면 참사 후 5개월이 지나니까 안산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간접 피해자인 주민들 중 일부는 '유가족 때문에 안 된다'는 등 위험한 말을 하고 있어요. 대립과 갈등이 서서히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지역공동체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떠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쉼과 힘은 지역공동체성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결속시키는 프로그램에 주력하고자 해요. 이 공동체를 회복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관 준비를 해왔습니다."쉼과 힘은 상담 치유와 병행해 세월호 참사로 슬픔을 겪은 안산시 고잔1동·선부3동·와동의 12만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날 비전으로 선포한 '쉼과 힘을 만드는 우리 동네', '기억하고 함께하는 우리 동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우리 동네'는 활동 목표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임남희 사무국장은 향후 사업과 관련 "유가족에게 중요한 사람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웃(유가족)을 곁에서 봐야 하는 '이웃'(주민)"이라며 "함께 부대끼는 가운데 예전의 마을을 다시-멤버(Re-member)해 우리 마을이라는 주인의식을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국장은 "4월 16일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주민 416명이 발의하는 'Re-member 0416 서포터즈'를 조직할 계획"이라며 "서로의 생활을 나누는 '이야기 서포터즈', 정보를 나누고 이어주는 '이음 서포터즈', 크고 작은 갖가지 도움을 받는 '후원 서포터즈', 쉼과 힘의 사업을 알리는 '홍보 서포터즈'로 나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쉼과 힘' 사무국은 엘림하우스 2층(단원구 고잔동 단원로61)에 마련했다. 2층에는 쉼과 힘 프로그램실과 상담실 등을 갖췄다. 9월 중으로는 재능기부로 제작한 '세월호 차량용 스티커'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 줄 예정이다. 스티커가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는 '쉼과 힘' 사무국으로 연락하면 된다.
상상해 본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명한 450만 명의 국민들이 세월호 스티커를 자가용, 택시, 버스, 트럭 등에 붙이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장면을. 그때는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을까, 하고. 과연 그때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세월호는 끝났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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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앞에 세월호 치유 '힐링센터' 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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