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한국 정치, 타개할 영웅은 누구?

[서평] 삼국지로 풀어보는 대한민국 인물열전 <삼국지 인물전>

등록 2014.09.12 10:35수정 2014.09.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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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고 돌고' 들국화의 노랫말이 아니다. <삼국지 인물전>을 보고 난 뒤에 든 생각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이 현재에도 발생한다. 단지 '시간'과 '사람'만이 다를 뿐이다. 과거에 발생한 시대적 사건들은 현재에도 동일하게 일어난다.


 삼국지 인물전
삼국지 인물전정현환
그래서 역사를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 누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알 수 있기에 역사를 안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고 중요하다.

<삼국지연의>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비록 중국의 고전이기는 하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우리가 익히 사용해 온 '백미(白眉)',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의 어원도 바로 <삼국지연의>에서 나왔다.

그런데 '연의'란 '사실을 재미있게 풀어 설명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삼국지 인물전>도 그렇다. <삼국지 인물전>은 <삼국지연의>라는 중국의 고전을 토대로 현재 우리 정치인들을 비교했다.

저자는 <삼국지연의> 속의 인물들이 벌였던 다양한 이야기를 토대로 우리 정치인들에 빗대어 쉽고 재미있게 풀이했다. 간신배에서 충신까지. 그렇게 <삼국지연의>의 여러 인간 궁상들을 이 책을 통해 우리의 현실에서 다시 살아났다.

진영논리를 넘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국지연의>는 황건적의 난을 배경으로 한다. '난(亂)'은 문자 그대로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그런데 이 어려움이 지속되면 '위기'를 초래한다. 위기는 곧 '혼란'을 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을 지속될 때 이를 타파할 영웅이 불현듯 출현한다.

그래서일까. 저자도 이러한 법칙을 따랐다. 한국의 정치현실을 '난세'로 바라봤다.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우리의 정치판을 '혼란'으로 바라봤다. 동시에 이를 해결할 '영웅'이 누가 될지 따져봤다. 여·야 구분 없이, 진보와 보수의 차별 없이 진영 논리를 넘어 인물들의 됨됨이를 살펴봤다.


저자는 또한 책을 통해 정치인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의 면모를 다뤘다. '영웅'이라고 불릴 만한 이들을 선정해 이들의 과거 행적을 토대로 미래를 점쳤다. 보다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다루지 못해서 아쉽지만 현재 대중이 주목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치우침 없이 바라봤다.

'안철수는 원소다', '이해찬은 관우다'라는 대목을 보면 더욱 그렇다.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안철수'에게, 반대로 호불호가 갈리는 '이해찬'에게 그동안 누가 이렇게 말을 해왔나. 단언컨대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철저히 자신의 분석과 주관에 따라 각 인물들을 평가했다. 따듯한 조언과 함께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은 채 말이다.

소설을 넘어 현실로

저자는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32명의 영웅에 우리 사회의 주요 유명인사들을 일대일로 견주었다. 과거를 주목하면서 이들이 앞으로 해야 될 일들에 대해 조언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고자했다. 나아가 반목과 갈등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인물'들이 해야 될 몫을 살펴봤다. 저자는 이들이 가진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서 우리의 현실정치에 접목시킬 방안을 고민했다.

또한, 책은 <삼국지연의>에서 위·촉·오 세 개로 나뉘어 권력을 쥐려고 애썼던 수많은 장수들의 얘기를 우리의 현실로 이끌고 왔다. 국토가 둘로 나뉜 것도 모자라 지역주의로 인해 또 다시 갈라진 우리의 정치 현실을 접목시킨 것. 하나가 되지 못한 중원의 패권을 쥐기 위해 계략과 술수가 난무했던 영웅들의 이야기들은 대권을 쥐기 위해 달려들었던 우리의 수많은 정치인들의 얘기에도 접목시켰다. 저자는 이러한 각 요소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우리의 현실에 과거를 맞대었다.

이 책은 한 번만 읽으면 된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 상대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삼국지>를 많이 읽은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그만큼 남다르니 함부로 상대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서 물어봤다. 중국인들도 삼국지를 세 번이나 읽는지 확인해봤다.

대답은 예상 외였다. 세 번은커녕 한 번도 읽지 않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대답했다. 중국인이라고 <삼국지>를 다 아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 결국 우리는 그동안 남의 나라 역사를 세 번씩이나 읽어왔던 것이다. 중국인들도 잘 안 읽은 책을 말이다.

하지만 <삼국지 인물전>은 읽을 필요가 있다. 기원전 200년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 맞닿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번만 읽으면 될 듯하다. 어렵지 않게 한 번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쉽다. 세 번씩이나 읽어야 되는 책은 <수학의 정석>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싶다.
#김재욱 #삼국지 인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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