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우루 2층 내부
정만진
이 성은 숙종 20년(1694)에 처음 쌓았다. 처음에는 둘레 2400m, 성벽 위에 몸을 숨길 수 있도록 올린 낮은 담인 성가퀴 2173 곳, 성문 3 곳으로 축성되었는데, 순조 12년(1812) 대대적으로 개축됐다. 성벽을 직사각형 또는 정사각형으로 다듬은 돌로 단단하게 쌓아 올렸고, 그 위에 성가퀴를 둘렀다.
성문으로는, 갑곶진과 마주 보는 해안에 있어 강화에서 육지로 나오는 관문 구실을 한 공해루, 남문이자 정문인 희우루등 문루 셋과, 동문, 아문 등 작은 출입문 셋이 있었다. 하지만 고종 3년(1866)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해안 쪽 성벽과 문루는 모두 파괴되고 말았다.
강화도가 한눈에 들어오네지난 10일, 김포 문수산성을 찾았다. 역시 문수산성의 남문 희우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기쁠 희(喜)'에 '비 우(雨)'는 곧 감우(甘雨)이니 우리말로 나타내면 '단비' 아닌가? 적들이 강화도를 넘어 내륙으로 쳐들어오는 경우를 대비해 쌓은 성곽이라 그런지 문수산성은 현재 강화도를 바라보는 전망대 구실을 하기에 제격이다. 문을 향해 오르는데 홍예 사이로 강화도가 보인다.
아직 문에 닿지도 않았는데 이처럼 강화도가 잘 보인다면 성루에 올랐을 땐 진정 어떨 것인가? 서둘러 홍예를 지나 재빨리 계단을 딛고 잽싸게 2층 누각 위로 오른다. 일행 중 누군가가 "다람쥐 같다"고 빗댄다. 사람이 오락가락하면 문화재 사진은 볼품이 없어진다. 사진가는 가장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다.